3일은 분명 하이닉스반도체의 날이었다. 하이닉스는 오전 일찍 마이크론테크놀로지와의 전략적 제휴 추진을 선언했다. 이 선언으로 그동안 금융권에 만연했던 회사 위기론을 잠재웠는가 하면 종일 하락세를 면치 못했던 주식 및 선물시장을 장 막판 오름세로 돌려 놓았다. 하이닉스의 선언은 그야말로 깜짝쇼였다. 하이닉스의 주가는 2200원을 넘을 수 없다던 애널리스트의 전망과는 달리 2465원으로 마감됐고 최대 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의 주가까지도 상한가까지 끌어올렸다.
하지만 하이닉스의 선언에는 구체적인 내용이 없어 아쉬움을 남겼다. 마이크론과의 제휴를 추진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일 뿐 어떤 방안이 얼마만큼 진행됐는지, 실현 가능성은 얼마나 되는지 전혀 포함이 안돼 있다. 물론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선언적 의미가 강하지만 ‘팩트’를 요구하는 주변의 기대를 충족시키기에는 부족했다.
실제로 오전 11시 전략적 제휴 관련 기자간담회는 사전 계획에 의해 열린 것이 아니다. 하이닉스 박종섭 사장의 즉흥적 제안에 의해 성사된 것이라는 후문이다. 간담회를 할 만한 알찬 내용이 있어서가 아니라 하루종일 울려댈 것이 뻔한 사장실의 전화벨 소리를 잠재우기 위해서였다는 분석이 나왔다. 기자간담회의 내용 역시 단순했다. 회사를 살리기 위해 모든 방안을 모색중이며 이번주중 협상팀을 구성, 한달 후에 협상이 가능한지 밝히겠다는 것.
마이크론과 벌이게 될 모든 협상은 채권단 중심의 구조조정특별위원회의 승인아래 진행될 예정이다. 물론 이번에 마이크론과의 협상을 개시하게 된 것도 채권단의 허락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채권단의 입은 결코 무겁지 않다. 일주일 전에 마이크론과의 협상 사실을 알게 된 채권단은 마이크론과의 합병설을 언론에 흘렸다. 그동안 채권단에서 흘러나온 루머를 확인하려는 기자들의 질문에 박 사장도 지쳤을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날 발표가 산업적인 요구보다는 금융논리에 하이닉스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한다. 또 혁신적인 감산합의안이나 합병안이 나온 것도 아닌데 시장에서는 과잉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견해도 있다. 발표의 배경이 어찌됐든 박 사장의 말대로 한달 후면 제휴방안의 윤곽이 드러난다. 하이닉스는 남은 한달 동안 이해당사자는 물론 산업 및 국가경제에 도움이 되는 실현 가능성 있는 방안을 내놓아야 하는 숙제를 남겼다.
<산업전자부·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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