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사이트앳홈, AT&T에 서비스 중단 인터넷 가입자 불만 `봇물`

 41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미국 최대의 초고속 인터넷업체가 서비스를 중단해 가입자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본지 12월 1일자 20면 참조

 미국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업체 익사이트앳홈(http://www.home.net)이 1일(현지시각)부터 AT&T 고객 85만명에 대한 서비스를 전격 중단했다고 C넷(http://www.cnet.com)이 보도했다. 이에따라 이회사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중인 가입자들이 일상생활은 물론 업무에도 큰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캘리포니아 주 새크라멘토에 있는 존 데커는 서비스가 중단된 후 “AT&T측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다이얼업 모뎀 서비스를 사용하는 데 인터넷 접속이 수시로 끊어지는 상황에서 동영상을 주고받는 것은 엄두도 못낸다”고 하소연했다.

 또 사라토가에 있는 밥 피어스는 “온라인 쇼핑을 하기 위해 회사(휴렛패커드)에 출근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넷은 이제 전화만큼 중요한 통신수단”이라며 “가입자들을 볼모로 인터넷 서비스를 중단한 익사이트앳홈과 AT&T의 처사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성토했다.

 익사이트앳홈이 서비스 중단이라는 극약처방을 선택한 것은 케이블업체들과 나눠 갖는 인터넷 서비스 요금을 재조정하기 위해서다. 익사이트앳홈은 인터넷 가입자들로부터 매달 약 46달러를 받지만 이 가운데 약 3분의 2를 케이블업체들에 나눠줘야 하는 상황에서는 수익을 기대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 파산법원의 토머스 칼슨 판사가 지난달 30일 익사이트앳홈이 케이블TV사와 맺었던 계약을 1일 0시를 기해 파기해도 좋다는 판결을 내리자마자 이를 결행한 것이다. 토머스 칼슨 판사는 “회사가 파산하면 가입자들이 어느 정도 불편을 겪는 것은 감수해야 한다”며 이같이 결정했다.

 AT&T는 익사이트앳홈의 서비스가 중단된 자사고객들을 자체 네트워크로 이전하는 작업을 시작했으며 이 작업에는 앞으로 최고 10일 정도가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410만명에게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해온 익사이트는 이날 AT&T에 대한 인터넷 서비스 중단을 발표한 뒤 콕스와 컴캐스트 그리고 다른 케이블TV 네트워크와는 서비스를 유지하기 위한 협상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정난을 겪어온 익사이트앳홈은 자사 의결권주 70%를 소유한 AT&T가 내놓은 3억700만달러의 인수제의를 거부한 뒤 부채가 10억달러로 증가하자 지난 9월 파산을 신청했었다. 분석가들은 익사이트앳홈과 PSI넷 등 다른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의 재정난이 인터넷 산업의 침체를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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