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경쟁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맞는 올해 무역의 날은 비장함마저 감돈다.
우리 경제는 매년 큰 폭의 경제 성장률을 보여왔고, 특히 수출은 증가하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질 정도로 상황이 좋았다.
그렇지만 최근의 사정은 언제 그런 때가 있었나 싶다. 상승곡선이 아래를 향했고, 수출산업의 상징인 전자제품, 특히 반도체·컴퓨터 등의 수출이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다.
우리의 무역 환경 또한 거칠어지고 있다. 동서냉전이 종식된 후 지구촌 각 나라는 오로지 정글의 법칙이 지배하는 경제 전쟁에 혈안이 돼 버린 지 오래다. 특히 세계 각국은 침체된 자국의 경기를 회복시키기 위해 수출 증대에 더욱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경제 대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해 무역 전쟁 일선에 나섬으로써 우리의 무역 환경은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더욱이 최근의 무역 추세를 보면 우리 수출품의 선진국 시장점유율이 약해지고 있고 새로운 시장은 적극적으로 개척하지도 못하고 있어 우리의 입지는 더욱 줄어드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
수출품의 내용으로 볼 때도 여전히 고가·고급품 일부를 제외하고는 일본 등 선진국에, 중저가품은 중국이나 동남아에 내주고 있는 상황에 변함이 없다.
우리나라의 수출 규모가 지난해 벌써 1500억달러를 넘어 교역 규모는 커졌지만 그만큼 내실이 있었는지는 미지수다.
지난 97년의 외환위기도 결국은 달러가 없어서 벌어진 일이었다. 수입은 그대로고 수출이 내리막길을 치닫다 보면 또 다시 그런 상황이 오지 않으리란 보장은 하기 어렵다. 특히 우리 경제는 무역의존도가 높아 수출이 부진할 경우 큰 타격을 입는다. 이제 내수 침체와 투자 부진 상황 속에서 우리 경제를 회생시킬 수 있는 가장 강력하고 유력한 방안은 수출 증대밖에 없다는 사실을 깊이 되새겨야 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번 무역의 날을 맞아 60년대와 같이 다시 한번 수출 총력체제를 갖추기를 기대한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체질을 강화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하겠다.
먼저 기업은 경쟁력있는 제품 수출에 한층 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수출 규모를 늘리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이익을 크게 내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그렇게 하려면 단순히 수출품의 생산원가를 줄이는 데서 벗어나 첨단 설계기술과 디자인·문화 등을 제품에 불어넣어 부가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이 긴요하다.
정부도 기업을 지원할 수 있는 체제를 완벽하게 갖췄는지를 다시 한번 살펴봐야 할 것이다. 대외적으로는 외교와 협상력을 강화하고, 대내적으로는 기업이 수출을 하는 데 있어서 불편한 점이 무엇인지를 살펴 그런 점을 해소해줘야 하겠다.
정부는 장기적으로 첨단 제품의 개발과 원천기술 확보에 집중적으로 지원함으로써 근본적으로 기업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해야겠다.
아울러 금융기관도 수출에 자금지원이 최우선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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