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경기 회생 `숨소리` 들린다

사진; 종합주가지수가 29.38포인트(4.55%)로은 674.56포인트로 연중 최고치를 경신한 26일 한 투자자가 즐거운 표정으로 전화를 걸고 있다.

 주가가 연일 급등하면서 정보기술(IT) 경기회복에 대한 전망들도 크게 늘고 있다.

 지난 주말 종합주가지수가 고비로 여겨지던 630을 돌파한 데 이어 26일에도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증권가에서는 주가가 ‘유동성 장세’를 통한 대세 상승국면이라는 데 큰 이견이 없다. LG투자증권은 이날 지수가 630을 돌파함에 따라 그동안의 주가상승이 단순한 등락이 아니라 실질적인 대세 상승국면의 초기임이 확인됐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원달러환율도 최근 8개월여 만에 1260원대로 떨어지며 급속도로 안정세를 찾고 있다. 이는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이 최근 급격히 증가하며 원화가치가 급등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최근의 주가 상승이 유동성 유입에 따른 수급상 요건에 따른 것이냐 경기회복을 전제로 한 주가 강세냐 하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주가가 가장 대표적인 경기의 선행지표라는 점을 들어 이제 주가의 상승을 경기회복과 연관시키는 데 적극 나서고 있다. 또 그동안 경기회복 신호를 감지하고도 이를 확신하지 못했던 분석가들도 최근의 주가 급등과 맞물려 경기회복이 멀지 않았다는 주장을 분명하게 내놓기 시작했다.

 현대증권은 이날 경기회복 지연을 우려시켰던 미 테러사태가 오히려 경기바닥을 조기에 확인시키는 긍정적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소비경기의 급격한 하강을 우려한 기업들의 강력한 구조조정으로 그간 경기회복의 걸림돌로 지적되던 과잉 설비투자가 진정됐다고 분석했다. 테러사태로 인해 예정에 없던 과감한 금리인하와 재정지출에 의해 내년 하반기에는 미국 경기가 3%대의 탄력적 경기회복이 가능할 것이며, 이는 내년 하반기부터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요국의 수출여건 개선이 가시화될 것임을 시사한다고 내다봤다.

 삼성증권은 이날 세계 IT산업의 하드웨어 부문 경기가 내년 2분기에 상승국면으로 전환한 뒤 하반기에 본격적인 회복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증권은 IT 하드웨어의 주요 제품인 S램과 플래시메모리, TFT LCD, PCB, DVD 등은 이미 경기 저점을 통과한 후 상승기조를 나타내고 있으며 D램과 이동통신단말기, CRT도 바닥권을 이미 통과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PC와 전자부품은 저점을 통과하고 있는 중이며 반도체장비는 아직 바닥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임홍빈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비관론자들은 PC산업에만 의존해 IT 경기회복이 더뎌질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이제 IT산업은 디스플레이와 네트워크, 디지털가전 등 다양한 곳에서 다발적으로 수요가 발생하는 추세”라며 “내년 하반기에는 IT 전제품으로 수요확산과 가격상승이 일어날 수 있으며 이를 근거로 주가가 먼저 상승세를 타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구조조정을 거치고 산업내 경쟁우위에 있는 삼성전자, LG전자, 대덕전자, 대덕GDS, 모아텍 등을 하드웨어 분야에서 관심을 높여야할 기업들로 꼽았다.

 외국계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도 국내 경기가 저점을 통과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국내 수출의 저점 통과신호와 주요 수출국인 미국의 제조업 경기 선행지표 안정화, 교역조건 개선 등을 주요 근거로 꼽았다. 또 10월중 아시아지역 전자제품 수출액과 한국의 총수출액이 작년 하반기 이후 처음으로 모두 상승세로 전환됐으며 미국내 전자부품 주문량이 하락세를 마감한 것도 국내 경기의 저점 가능성을 높여주는 요소라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는 이에 따라 경기에 민감하고 부침이 심했던 IT주에 대한 비중확대를 권고하고 그간 경기방어주로 인식됐던 내수관련주와 상대적으로 안정적 주가흐름을 나타냈던 통신주에 대해서는 비중축소가 필요하다는 투자전략을 내놨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