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품을 사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싼 가격이다. 대신에 신제품보다는 조금 낡고 오래됐다는 점은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중고(?) 소프트웨어나 솔루션은 다른 일반적인 중고품과는 다르다. 기본적으로 소프트웨어는 아무리 오래 사용해도 처음 모습 그대로다. 오히려 누군가 먼저 사용했다는 사실은 소프트웨어 성능이 이미 검증됐다는 좋은 의미로까지 해석된다. 어떤 면에서는 신제품보다 더 가치있는 것이 중고 솔루션이다.
솔루션마트(대표 민경진 http://www.solutionmart.net)는 이같은 중고 소프트웨어의 특성을 기본적인 사업모델로 잡았다. 쉽게 말해, 국내외 유망 솔루션을 확보하고 이를 데이터베이스화해 유통시키는 사업이다.
솔루션마트가 솔루션을 확보하는 주요 대상은 시스템통합(SI)업체들이다. 솔루션을 공급하는 대상 역시 SI업체들이다. SI업체들이 각자 보유한 솔루션을 서로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솔루션마트의 역할인 셈이다.
SI업체들이 수행하는 대형 정보화 프로젝트에는 여러 형태의 솔루션이 숨어있다. 중고자동차 하나를 분해하면 꽤 쓸만한 부품이 쏟아져 나오는 것과 같은 이치다. 솔루션마트는 SI업체가 공유할 수 있는 핵심적인 솔루션만을 모아 이를 재활용(reuse)할 수 있도록 해준다.
솔루션마트의 최기득 이사는 “LGEDS시스템 한 회사를 통해서만 무려 3000개 이상의 재활용이 가능한 솔루션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유통과정에서 솔루션을 개발한 SI업체는 저작권료를 받게 되고 솔루션마트는 중개수수료를 챙긴다. 솔루션을 제공하는 SI업체는 저작권료를 받게 돼 부가수익을 올리고 제품을 구입하는 SI업체는 이미 검증된 솔루션을 활용해 전체 정보화 프로젝트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 더욱이 ‘소프트웨어 재활용’으로 국내 전체 IT산업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명분도 얻을 수 있다.
그렇다고 솔루션마트의 역할을 단순 ‘복덕방’ 수준으로만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SI업체가 보유한 여러 형태의 노하우를 솔루션화하는 일은 생각처럼 쉽지가 않다. 오래된 자동차가 중개상의 손을 거치면 새차처럼 변하듯, 솔루션마트의 솔루션화 작업은 솔루션을 새로 만드는 수준이다.
다른 프로젝트에 적용된 솔루션이 새로운 시스템과 연결돼 문제없이 돌아가도록 하는 것도 솔루션마트의 중요한 역할이다. 최 이사는 “실제 솔루션 개발자를 다른 경쟁 SI업체의 프로젝트에 직접 투입해 프로그램 수정을 지원하는 등 호환성 확보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솔루션화 작업이 끝나고 호환성을 확보하더라도 반드시 넘어야 할 또 하나의 산이 있다. 치열한 프로젝트 수주전을 치르며 관계가 벌어져 있는 SI업체들을 ‘솔루션 공동활용의 장’으로 끌어내는 일이다.
최 이사는 “국세청 프로젝트를 수행한 민경진 사장을 비롯해 김영태 LGEDS 초대사장과 유병배 전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본부장 등이 솔루션마트 경영에 직접 참여하고 있는 것도 SI업체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라고 귀띔했다.
실제로 LGEDS시스템과 포스데이타가 이미 솔루션 마케팅에 관한 업무제휴를 체결했으며 조만간 현대정보기술도 이 대열에 합류할 예정이다. 지난 5월 회사 출범 이후 불과 4∼5개월만에 20억원 이상의 솔루션 판매 실적도 올렸다.
향후 SI업체들이 솔루션 직거래에 나설 정도로 솔루션 재활용 시장을 활성화하겠다는 것이 솔루션마트의 야심찬 포부다.
<주상돈기자 sdj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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