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극심한 수출 부진을 보였던 국내 PC산업이 내년에는 큰 폭의 성장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전자·삼성전자 등 국내 PC업체들은 최근 세계 메이저 PC업체인 컴팩·델컴퓨터와 잇따라 대량 노트북PC 수출계약을 체결, 내년 PC 수출확대는 물론 한국이 세계적인 노트북PC 생산기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전세계 노트북PC 시장은 50% 이상을 공급해 온 대만이 수출을 주도해 왔으나 국내 업체들이 본격적으로 노트북PC 수출에 뛰어들면서 노트북PC 생산을 둘러싼 대결구도가 대만과 중국 그리고 한국의 3파전 양상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컴팩과 IBM· 애플 등의 노트북PC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및 생산자설계생산(ODM) 방식으로 공급해 온 LG전자는 최근 컴팩사와 내년부터 공급 품목을 확대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LG전자는 지금까지 컴팩의 가정용 노트북PC인 프리자리오 시리즈만을 생산해왔으나 이번 계약에 따라 지난달 1일부터 기업용 노트북PC의 주력모델인 ‘에보N160’을 생산하기 시작했으며 내년에는 에보N400·에보N600 등으로 공급품목을 다양화할 계획이다.
컴팩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올해에는 대략 45만대를 LG전자로부터 구매했으나 내년에는 2배 가까운 물량을 구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70만여대의 노트북PC 수출실적을 예상하고 있는 LG전자는 내년에 컴팩물량만 100여만대에 달해 내년 노트북PC 수출은 2배 가까이 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게이트웨이·마이크론 그리고 자체 브랜드 노트북PC 수출을 진행해 왔던 삼성전자는 최근 세계 최대 PC업체인 델컴퓨터와 노트북PC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1년여간의 줄다리기 끝에 이번 계약이 성사됐다”며 “대략 한달에 2만대 규모를 델컴퓨터에 공급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올해 30만대의 노트북PC를 수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OEM 및 자체 브랜드를 합쳐 총 80만대 이상의 노트북PC를 수출할 계획이다.
삼보컴퓨터는 지난달 한국을 방문한 HP 피오리나 회장과 만나 삼보와의 노트북PC 생산 아웃소싱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을 얻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노트북PC 수출규모는 올들어 9월말까지 총 7억달러로 지난해에 비해 100% 가까이 늘어났으며 PC 수출 사상 처음으로 데스크톱 수출액을 넘어섰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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