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은 ‘보안’이 먼저.”
지난 12일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리나 델레이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인터넷주소관리기구(ICANN) 연례회의에서 컴퓨터 보안이 핵심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당초 닷프로(.pro) 도메인네임의 승인과 이사 선출절차를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보안문제에 밀려 뒷전으로 쫓겨났다. 과거 ICANN 회의의 단골메뉴였던 새로운 도메인에 대한 관심도 마찬가지 신세로 전락했다. 인터넷 어드레스 정책을 관리하는 ICANN이 다른 문제는 제쳐놓고 보안에 주력하고 있는 것이다.
ICANN 측은 지난 9·11 미국 테러사태 이후 오프라인은 물론 온라인상에서도 근본적인 변화가 일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테러위협은 온라인에서도 심각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참가자들 역시 인터넷 주소시스템의 안정성을 높이는 쪽으로 의견을 모아가고 있다.
ICANN 관계자는 “인터넷 주소시스템이 해킹에 견딜 수는 있을지라도 경비태세를 미리 갖추는 것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반대 목소리도 있다.
현재 논의되는 사항들을 중단하고 보안문제에만 집중하는 것은 마치 ICANN의 시스템이 보안문제에 중대한 결함을 갖고 있는 양 잘못된 인식을 확산시킬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ICANN이 새로운 도메인 문제에 대해서 지지부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따라서 업계의 발전에 결과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일부에서는 ICANN이 기술적 개발에 관심이 적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보안문제가 업계의 핵심이슈인 것은 분명하다. 연례회의 참가자 수가 이를 말해주고 있다. 이번 연례회의 참가자 수는 1200명으로 지난해의 2배 수준이다.
참가자들은 이번 모임은 기본적으로 인터넷 도메인에 대한 보안 인식을 넓힐 수 있는 기회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ICANN의 스튜어트 린 회장은 보안 이외의 이슈들은 내년에나 논의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는 “보안 이외에 올해 안에 시급하게 추진해야 할 내용은 없다”고 단정적으로 말하고 있다.
“ICANN의 주요 목적이 인터넷 주소시스템을 무리없이 작동시키는 것인 만큼 연례회의를 통해 보안에 대한 인식을 높일 수 있다면 이는 ICANN이 할 일을 다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닷오르그(.org)나 닷인포(.info) 등 새로운 도메인에 대한 제안은 내년 초나 돼야 논의의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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