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산업의 육성과 관련한 정부의 지원정책이 일관성이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중소병원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내 제작이 곤란하거나 경쟁력이 취약한 첨단 의료기기 67개 품목을 대상으로 중소병원이 수입할 경우 관세를 감면해주는 지원책을 재정경제부와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부가 신청한 67개 품목이 재경부의 고시로 관세인하 품목으로 확정되면 현행 의료기기 관세(8%)의 최고 50%까지 감면받을 수 있다.
그러나 그동안 정부는 자본재산업과제, 선도기술개발(G7)과제 등의 명목으로 전산화단층촬영장치(CT), 자기공명영상진단기(MRI), 골밀도진단기 등의 국산화에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십억원을 들여 지원해왔다.
해당품목의 수입 관세를 경감하는 정책을 추진할 경우 외산의료기기의 수입증가로 오히려 국내 의료기기산업의 발전을 저해할 가능성이 커 정부의 당초 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
특히 일부 관세인하 대상 품목의 경우 복지부가 수년전 G7과제로 선정해 지원한 품목도 포함돼 있어 한 부처내에서 병원과 의료기기 등 보건의료산업을 지원하는 데 있어 손발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마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의료용구공업협동조합은 복지부가 선정한 ‘국내 제작 곤란 첨단의료기기 관세감면 대상품목’ 가운데 MRI·CT·골밀도진단기·뇌파검사기·마취기·폐기능검사기 등 19개 의료기기 품목은 국내에서 제작되고 있다는 의견을 제출하는 등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의료기기 업계도 복지부의 이러한 지원책에 거센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비록 의약분업으로 인해 도산위기에 내몰리고 있는 중소병원을 지원하려는 복지부의 입장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상당수의 관세인하 품목이 국내에서 생산 또는 개발중인 의료기기품목과 겹친다는 주장이다.
또 정부의 지원없이도 자체적인 기술개발 노력으로 의료기기를 개발했거나 개발중인 의료기기업체들은 가뜩이나 외산을 선호하는 국내 병원 시장에서 수입장비의 관세감면으로 국산제품의 가격경쟁력마저 잃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의료기기 업체의 한 관계자는 “국산 의료장비 제조업체가 전무한 품목이라면 몰라도 이미 경쟁력이 인정된 의료기기까지 관세를 인하하는 것은 중소병원을 살리기 위해 국내 의료기기의 존립기반을 허무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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