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제품 일색이던 고급 가전시장에서 토종 브랜드에 밀려 외산 브랜드가 점차 설자리를 잃고 있다.
LG전자·삼성전자 등 국내 가전업체들의 적극적인 공세에 밀려 양문여닫이냉장고 시장에서 외산 유명 브랜드가 퇴출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최근들어 이같은 추세가 드럼세탁기·식기세척기·가스오븐레인지 등 다른 고급 백색 및 주방가전 시장으로 확산되고 있다.
수입 백색가전이 고전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고가라는 이유 때문이기도 하지만 국내제품에 비해 모델 구색이 적은 것이 주 요인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국내 소비자의 취향에 맞는 제품을 연신 쏟아내는 데 반해 수입 백색가전은 모델이 한정돼 있고 취향도 한국인의 입맛은 아니기 때문이다.
또 최근 민감해진 소비전력의 문제도 있다. 국내 백색가전의 에너지소비효율등급이 대부분 1∼2등급의 소비전력을 나타내는 반면 월풀은 2∼3등급, GE는 4∼5등급을 나타내 소비자들의 구매의욕을 반감시키고 있다.
실제 LG전자의 양문여닫이냉장고와 식기세척기, 드럼세탁기는 10월말 현재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85%, 20%, 30%씩 늘어났다. 삼성전자도 같은 기간 양문여닫이냉장고는 40%, 드럼세탁기는 56%의 성장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LG전자와 삼성전자가 이처럼 외산 수요를 흡수하는 데 적극 나서면서 수입가전 매장의 안주인으로 자리잡고 있던 GE·월풀 등의 양문여닫이냉장고·드럼세탁기가 전자상가에서 점차 모습을 감추고 있다.
테크노마트 수입가전 매장에서 GE·월풀 등 수입 백색가전을 취급하던 A점포는 지난 8월부터 매출이 급감, 최근 제품구색을 바꾸기로 했다. 또 다른 B점포도 매출부진으로 인해 고정비가 가중되면서 외산 백색가전을 취급하지 않기로 했다.
용산 전자상가에서도 최근 2개의 수입점포가 백색가전을 접고 전량 TV 등 AV제품으로 교체했다. 그나마 백색가전보다는 AV품목의 매출이 양호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집단 전자상가에 비해 경기를 덜 타는 백화점에서도 매출이 급감하고 있다. 수입 백색 매장의 ‘빅5’로 불리는 롯데백화점 본점·잠실점과 현대백화점 본점·무역센터점, 분당 삼성플라자에서는 지난해까지 하루 평균 7∼8대 정도 판매되던 수입가전이 최근에는 1∼2대 판매되는 데 그치고 있다.
테크노마트의 한 관계자는 “수입 백색가전이 국산보다 내구성이 좋다는 것은 소비자들도 인정하지만 이제는 내구성만 가지고 제품을 구매하는 시대는 끝났다”며 “향후 백색 분야에서는 수입가전이 국내가전에 대항하기가 힘들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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