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청원 국회의원
새로운 밀레니엄과 함께 출발한 이번 16대 국회의 특징 중 하나는 인터넷을 통한 사이버정치가 매우 활발하게 시도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우리 정치에 있어서도 사이버공간의 목소리는 전세계 어느 나라보다 양과 질적인 면에서 높은 수준을 보이며 오프라인못지 않게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사이버매체 활용이 소위 ‘386’으로 불리는 젊은 세대 국회의원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정치를 해온 나이와 경륜을 갖춘 정치인에게도 매우 중요한 현안으로 자리잡았다.
사실 컴퓨터와 함께 자라온 요즘 세대와 비교해 내 경우에는 사이버매체를 이해하고 배우는 것부터가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개인적으로 교습을 받기도 했고 정보대학원에서 정식교육을 받기도 했었다. 물론 지금은 비록 높은 수준은 아닐지라도 실제 유용하게 활용하는데 있어서는 다른 정치인못지 않게 많이 이용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처음 사이버매체와 가까워지기 위해 활용하기 시작한 분야는 e메일이다.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회장을 맡고 있는 한·중친선협회 업무에 있어 e메일은 없어서는 안되는 필수 커뮤니케이션 도구다. 기존 공식적 관계에 있어서는 오프라인 편지를 많이 사용하지만 중국에 있는 지인과는 e메일을 통해 사적인 대화를 많이 나눈다. 또 e메일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는 e메일로 답장이나 서신을 보내 친근함을 표시한다.
처음에는 중국쪽에서 다소 익숙하지 않아 어려움이 있었지만 서로 적응이 되면서 지금은 여러 분야에서 매우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다. IT한국의 위상을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발휘했다면 엉뚱한 자화자찬일까.
또 한가지, 나만의 인터넷 노하우가 있다면 차별화된 홈페이지 운영이다.
사실 처음에 홈페이지를 운영할 때는 다른 의원들이 하니까 따라하는 식이었다. 그러나 ‘S-Club’(서청원 의원에게 관심있는 네티즌 모임, 편집자주)을 통해 평소에 시간에 쫓겨 쉽지 않았던 의정활동과 연계된 정책자료·뉴스를 제공하기도 하고 지역구의 생생한 소리를 듣게 되면서 사이버공간에 대한 내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개인홈페이지(http://www.suhcw.net)에 점점 욕심이 생겼다. 어딘가 모르게 홈페이지가 인터넷답지 못하고 제한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지난 9월 일반적인 홈페이지의 틀에서 벗어나 정치·교육·문화예술·생활정보·게임을 총망라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사이트로 업그레이드했다.
이렇듯 공식적으로 또는 개인적으로도 다양한 분야에서 사이버매체와 공간을 적극 활용하다 보니 정보화에 관심이 높아졌다. 또 동시에 정보화의 장점뿐만 아니라 문제점도 눈에 띄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사이버공간의 익명성을 이용해 특정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의 유언비어를 유포하거나 개인의 신상정보 유출이 빈번하게 발생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얼마전에는 이를 방지하기 위한 정보통신기본법, 정보통신사업법,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에 관한 개정 법률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이런 노력 덕택일까. 언론사로부터 우수 홈페이지로 소개되기도 하고 국회의원의 주식을 인터넷에서 사고 파는 포스닥에서 우리 당의 많은 의원 중 내 주가가 5등안에 진입했다. 다른 의원에게 미안하기도 하지만 자랑스러웠던 것이 사실이다. 아직까지도 여러가지 법적 혹은 사회 인식차원에서 문제가 있는 인터넷세상이지만 최소한 나에게는 이보다 유용한 도구가 없을 정도로 비중이 커졌다. 남에게 인터넷을 권하기에 앞서 나부터 사이버공간을 자주 방문해 네티즌과 자주 만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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