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장 보러 나가는 주부들의 발길을 인터넷으로 돌릴 수 있을까.’
최근 할인점 시장에서 급성장중인 삼성테스코(대표 이승한 http://www.homeplus.co.kr)가 내년 초 식품·잡화류 전문 쇼핑몰을 내세워 온라인사업에 뛰어들기로 함으로써, 이른바 ‘인터넷슈퍼’가 온라인 유통시장의 새로운 테마로 떠오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터넷슈퍼는 오프라인 슈퍼매장의 상품·창고·배송 자원을 활용해 인근지역의 맞벌이 부부 등 바쁜 생활인들을 겨냥하고 있는 신생 B2C 영역. 군소 쇼핑몰은 물론 e현대백화점·신세계·LG유통 등 대기업들도 가세하고 있지만, 현재로선 적자폭만 늘리는 사업에 불과하다.
신선식품류를 주로 취급해야 하는 만큼 무엇보다 배송·보관 비용부담이 크고, 특히 마진폭도 타 상품류에 비해 적기 때문이다. 여기다 실물매장의 상품·인력을 활용할 수밖에 없어 오프라인 의존도가 특히 크다. 한마디로 온오프라인간 철저한 연계협력이 필수적인 모델인 셈이다.
삼성테스코는 ‘e홈플러스’라는 인터넷슈퍼를 통해 타사들과 완전히 차별화된 사업전략을 펼친다는 구상이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출발부터 수익성을 전제로 한다는 점이다. 테스코 TFT 관계자는 “‘구매가격에 상관없이 배송요금을 부과한다. 실물매장의 상품과 인력만을 운용한다. 점포에서 25분 내의 지역만 서비스한다’는 세가지 원칙을 견지할 것”이라며 “인터넷슈퍼는 최저비용으로 운영되는 대신 고품질 서비스에 상응하는 가격은 받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테스코는 내년 초 수도권 지역 1개 점포에서 우선 개통한 뒤, 매월 해당 점포를 늘려가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서비스 초기에는 매장 내 상품만 제공하는데서 2단계는 매장외 상품, 3단계로는 개인금융서비스까지 포괄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세계적인 인터넷슈퍼인 테스코닷컴(http://www.tesco.com)의 비즈니스모델을 그대로 원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테스코의 시도가 국내에서도 먹혀들지는 아직 미지수다. e현대백화점은 지난 3월 인터넷슈퍼를 연 이래 현재 서울 4개 백화점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일평균 매출도 1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하지만 늘어나는 물량을 소화하기 힘들어 지금은 주문량을 조절하고 마케팅도 중지한 상태다. e현대 관계자는 “배송료 무료 상한가격을 현재 3만원에서 2만2000원으로 낮추면 획기적으로 신장될 수 있다는 판단”이라며 “그러나 이에 따른 비용부담도 커 전반적인 사업모델을 조율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신세계 사이버이마트는 보관·배송 부담탓에 아직 신선식품은 취급하지 못하고 있다. 생활용품의 경우 특히 마진이 박한데다, 식품류는 특수포장 등 추가비용도 따라야 해 팔면 팔수록 적자인 상황이다. 일산점에 이어 분당·수지점에서 인터넷슈퍼를 개통한 LG유통도 시장확대 가능성을 타진중이지만 적극 나서지는 못하고 있다.
LG유통 관계자는 “지금 당장은 돈이 안되지만 언젠가 시장이 커졌을때 아무나 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면서 “가격정책·매장관리·배송체계 등 모든 시행착오를 경험하면서 사업성을 타진중이며, 시장잠재력은 충분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테스코의 실험에 귀추가 주목되는 현실이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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