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보다 재미있다.’
온라인 게임 ‘라그나로크’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오픈 베타서비스 하루만에 동시접속자 5000명을 돌파, 1주일만에 회원 20만명을 훌쩍 뛰어넘는 괴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른바 ‘1318세대’라 불리는 중고생 사이에서는 ‘라그나로크 모르면 간첩’이라는 얘기까지 나돌 정도다.
만화 ‘라그나로크’도 이렇게 폭발적인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했다. 원작을 뛰어넘는 ‘대박 신화’가 다시 탄생할지 경쟁업체들은 잔뜩 긴장하고 있다.
‘라그나로크’는 ‘틴(teen)세대’를 겨냥한 롤플레잉 게임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용자의 80% 이상이 중고생이다. 때문에 학생들이 귀가하는 오후 4시 이후부터 이용자수는 가파르게 늘어난다.
개발사인 그라비티는 기획단계부터 ‘1318세대’를 주요 타깃으로 잡았다. 아기자기한 캐릭터, 동화같은 배경화면, 쉬운 인터페이스(사용자 환경) 등. 게임속에는 청소년들의 ‘입맛’을 고려한 흔적이 곳곳에 배어 있다.
개발사가 가장 공을 들인 부문은 파격적인 ‘4등신 캐릭터’를 도입한 것. 리얼리티가 강조된 8등신 캐릭터보다 다소 만화같은 캐릭터를 좋아하는 청소년들의 취향을 그대로 반영했다.
틴 유저를 위한 배려는 비폭력성에서도 찾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하면 끊임없는 전투와 PK(Player Killing)를 통한 능력치 올리기가 떠오른다. 그러나 이 게임은 전투보다는 유저들이 퀘스트(임무)를 수행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인간과 신의 전쟁, 악마로부터 평화를 지키려는 주인공들의 파란만장한 모험담 등. 원작 만화의 탄탄한 시나리오는 다양한 퀘스트를 충분히 제공한다.
쉬운 조작방법도 틴 유저들을 사로잡고 있다. 모든 조작이 마우스 클릭으로 가능하고 아이템 창도 간단명료하게 꾸며져 있다.
전반적인 게임 그래픽이나 완성도는 PC게임에 버금갈 정도다. 3D 배경과 2D 캐릭터가 적절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3차원 사운드를 채택하고 360도 회전이 가능한 시점변화는 마치 3차원 게임을 즐기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인기 PC게임 ‘악튜러스’ 개발진이 그대로 투입된 사실만으로도 이 게임의 완성도를 가늠해 볼 수 있다.
그러나 폭발적인 초반 인기는 오히려 역효과도 내고 있다. 접속자가 폭주하면서 심각한 서버문제를 노출하고 있는 것. 서버가 수시로 다운되는가하면 잦은 버그로 이용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특히 온라인 게임을 처음 개발한 그라비티로서는 서버관리 등에 대한 노하우가 없어 거의 매일 ‘전쟁’을 치르다시피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온라인 게임은 초반 반짝 인기를 얻어도 서버가 불안하면 이용자가 외면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한다.
그라비티는 현재 서버를 두배로 늘리는 등 서버 안정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결국 서버문제는 ‘라그나로크’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성공한다면 ‘틴’ 온라인 게임의 새 장도 열릴 것이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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