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아프가니스탄 보복 전쟁으로 우리나라의 수출 감소폭이 지난달 확대됐으나 피해 정도는 싱가포르·일본 등 경쟁국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세계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고 수출 비중이 큰 미국·일본 지역 수출이 급감해 수출회복은 여전히 불투명한 실정이다.
산업자원부가 1일 잠정 집계한 ‘10월중 수출입 실적’에 따르면 수출은 123억1000만달러(통관 기준)로 지난해 같은 달의 152억4800만달러보다 19.3%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 9월의 -17.0%에 비해서는 감소폭이 확대된 것이지만 월초에 추석 연휴가 끼어 조업일수가 모자라고 통관일수도 지난해에 비해 하루 적은 22.8일인 점을 감안할 때 당초 우려보다 폭은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
특히 대만과 싱가포르의 수출 감소폭은 미-아프칸 전쟁 이후 30∼40%대를 기록, 우리나라의 수출은 전쟁으로 인한 영향이 비교적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경기침체와 전쟁의 영향이 가시화되면서 미국(△19.2→△32.4%)·일본(△29.1→△33.0%)·중동(1.0→△16.4%)에 대한 수출감소세가 확대됐다.
품목별로는 반도체 수출이 9억5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60% 감소했으며 컴퓨터는 11억달러로 22% 줄어들었다. 그러나 지난 9월과 비교해서는 반도체가 0.5억달러 감소했으나 컴퓨터는 펜티엄4급 제품 수출과 윈도XP 출시에 힘입어 1억7000만달러 증가세를 나타냈다. 가전제품은 지난달 24.4%에 이르는 큰 폭의 감소세를 보여 전쟁 영향을 가장 많이 받았다. 그러나 전쟁이 호재로 작용한 무선통신기기 수출은 10억5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34% 확대됐으며, 자동차 부품도 8% 늘어난 21억달러를 기록했다.
한편 이 기간 수입은 115억68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41억400만달러에 비해 18.0% 줄어들어 10월의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7억42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무역수지는 21개월 연속흑자를 이어갔다.
산자부는 미-아프칸 전쟁 영향이 우려보다 크지 않지만 선진국 경제의 침체로 수출 회복이 여전히 불투명해 수출보험지원 확대와 지역별·업종별 수출확대 전략을 수립해 추진할 계획이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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