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주유소 네트워크 고도화 의미

 

 주유소가 SK의 신규 비즈니스를 추진할 수 있는 오프라인 핵심 거점으로, 그룹의 장기비전을 실현하는 주요 무기로 부각된 지는 오래다. 지난 96년, 주유소를 디지털화해 이동하는 고객들이 각종 비즈니스를 수행할 수 있는 디지털 공간으로 탈바꿈시킨다는 ‘사이버LMC’ 프로젝트가 그 시초다. 물론 지금 선보이고 있는 스피드메이트나 OK마트, 버블샤워, SKOPI(SK 온앤드오프 포토 이미지) 등 다양한 병설주유소 사업도 포함돼 있다.

 지난 97년 IMF 외환 위기로 이들 사업은 모두 중단됐지만 그때 그려진 주유소 네트워크 청사진은 인터넷과 이동통신의 급속한 보급확산과 정보기술(IT) 고도화에 힘입어 다시 한번 힘을 얻고 있다. SK그룹은 근자에 주유소 가맹점들을 인프라로 활용할 수 있는 각종 콘텐츠 서비스를 준비해오고 있다.

 이번 SK의 ‘주유소 통신인프라 고도화 전략’은 일석삼조를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주유소 가맹점들은 고도화된 네트워크로 묶어 다양한 그룹의 e비즈니스 거점으로 활용하는 동시에 복수풀사인제 실시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정유시장을 수성하기 위해 가맹점들에 당근을 제공하는 것이다. 그리고 가맹점과의 네트워크화를 통해 자체 정유사업의 경쟁력도 높인다는 계산이다.

 ◇가맹점들을 붙잡아라=복수풀사인제로 가맹점 유치경쟁이 치열한 만큼 시장수성을 위해 이들에게 보너스를 제공하자는 의도다. SK글로벌 에너지판매부문이 지난해부터 운영하고 있는 ‘SKe-마켓(http://www.skemarket.com)’만 봐도 알 수 있다. SKe-마켓은 3400개 주유소를 대상으로 한 포털서비스 사이트로 여기에서는 인터넷 주문 및 전자결제를 기본 기능으로 하는 주요 업무 프로세스를 온라인화하면서 동시에 주유소들에 이익이 가는 각종 부대사업을 안내하고 있다.

 외부로 잘 알려지지 않은 주당백사업도 좋은 예다. ‘주유소에 월 100만원의 부가수익을 준다’는 의미의 이 사업은 주유소 코드가 부여된 각종 상품카탈로그 책자를 해당 주유소에 들린 고객에게 배포한 후, 고객이 전화나 OK캐쉬백닷컴 사이트를 통해 구매할 경우 해당 주유소에 마일리지를 현금으로 적립해 주는 서비스다.

 그러나 가맹점들의 인터넷 환경이 구축돼 있지 않아 프로세스의 온라인화는 더디게 진행되고 있고 이같은 인프라의 핸디캡으로 적극 홍보에 나서지도 못하고 있다.

 ◇정유 사업 경쟁력 강화=3400여개에 이르는 SK 주유소 중 직영점 수는 700여개, 자영대리점은 2600개다. 그러나 자영대리점 중 단 300개만 인터넷환경을 갖추고 있을 정도로 이들의 디지털 환경은 낙후돼 있다. 이런 환경에서는 주문을 비롯한 매출·결제·재고 등 정유사업에 필요한 각종 내부 데이터들이 온라인으로 처리될리 만무하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정유시장을 굳건히 수성하기 위해서는 주유소 가맹점들을 네트워크로 엮어 업무효율화를 제고시키는게 급선무다.



 ◇주유소는 기름만 팔지 않는다=SKe-마켓을 통해 공개되고 있는 차량정비의 스피드메이트나 세차의 버블샤워, 간의 편의점 OK마트 등은 이미 일반적인 병설주유소 모델로 경쟁사로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SK는 SK글로벌 에너지판매부문에 네트워크사업전략팀을 가동, 주유소의 신규 비즈니스를 적극 개발중이다.

 특히 병설 주유소 모델과 함께 운전자를 겨냥한 SK의 다양한 서비스는 고속망이 갖춰진 주유소라는 거점에 기반한다. 이미 선보인 화물운송정보 서비스인 내트럭( http://www.netruck.co.kr)만 해도 주유소를 거점으로 재정립될 예정이다. 즉 화물차 운전자들이 샤워와 세차·세탁 등 각종 서비스를 동시에 받을 수 있는 1000평 규모의 트럭 전용주유소는 내트럭 서비스를 제공하는 첨단 기지국이 된다.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텔레메틱스 서비스 역시 유무선상의 고속망이 필요하다고 할 때 주유소의 통신망 체계를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밖에 현재 값비싼 비용을 지불하며 사용하고 있는 전용망이나 신용카드결제서비스에 필요한 VAN망도 개선될 전망이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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