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정상화 고비는 넘겼으나

 하이닉스반도체의 주가가 전날의 정상화 방안 통과가 호재로 작용, 오랜만에 상한가까지 오르면서 1000원벽을 넘어섰다.

 하지만 반도체 담당 애널리스트는 하이닉스가 단기적인 유동성 문제를 해결했다는데 공감하면서도 완전한 독자생존이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비교적 차분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우증권은 1일 채권단의 4조원에 달하는 출자전환과 부채탕감, 6380억원 규모의 신규 자금 지원과 기존 대출금의 만기연장, 금리인하 조치로 차입금이 감소하고 금융비용이 연간 4000억원 이상 줄어드는 등 그동안의 안개국면보다는 회생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하이닉스의 완전한 독자생존을 위해서는 내년 상반기에 5000억원 규모의 유사증자와 자산매각, 비용절감 등의 자구안 계획이 차질없이 진행돼야 하며 무엇보다 D램 경기회복이 전제돼야 한다고 평가했다.

 정창원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채권단의 지원으로 하이닉스반도체가 올해 유동성 문제에서는 벗어났으나 D램 경기회복이 조기에 이뤄지지 않을 경우 유동성 문제의 재연 가능성이 있다”며 “채권단의 출자전환으로 주식의 물량압박이 크다는 것을 감안할 때 투자의견은 ‘중립’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민후식 한국투자신탁증권 애널리스트는 “하이닉스반도체에 대한 투자의견은 이번 채권단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그 규모 등이 영구적인 회생의 발판에 충분하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에 ‘비중축소’를 유지한다”며 “중국 등 해외에서 반도체라인을 매각할 수 있는 가치가 있을 때 매각한다면 투자의견의 상향조정이 가능하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반도체라인의 매각가능성과 가치는 하락할 것이란 우려감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하이닉스의 주가는 이번 정상화 방안 통과로 갑작스런 쇼크발생 요인이 제거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다만 과도한 데이트레이더들의 표적이 되고 있으며 당분간은 영업적자가 불가피한 상황이란 점은 고려돼야 할 요소로 지적된다.

 최석포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하이닉스반도체의 사정은 이번 회의결과로 개선되겠지만 주가는 아직도 펀더멘털 측면에서는 평가하기가 부담스럽다”며 “영업적자 발생이 적어도 내년 중반까지는 필연적일 것으로 보이고 여전히 D램장 전망도 불투명해 데이트레이더들이 좌지우지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주가는 어느 한 순간에 내리막길을 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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