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콘텐츠의 세계>(45)디지털 콘텐츠 기술 현황

 인터넷을 통한 디지털콘텐츠 유통이 보편화되면서 저작권 보호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이미지, 오디오, 비디오 등의 디지털콘텐츠가 컴퓨터에서 손쉽게 복사되고 또 불법복제된 데이터가 대량으로 순식간에 전파되기 때문이다.

 

 (1)디지털 저작권 관리(DRM) 기술과 암호화

 얼마 전 마이크로소프트의 DRM이 해킹당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디지털 저작권 보호 솔루션 업계는 크게 술렁였다. 이제 ‘MS-DRM’은 ‘쓸모가 없다’는 성급한 주장까지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같은 주장은 상당한 오해가 있던 것으로 보인다.

 DRM 기능은 콘텐츠제공자(CP)로부터 이미지·오디오·비디오 등의 콘텐츠를 고객(client)에게 암호화해 보내주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

 이는 제3자가 중간에 이를 낚아채거나 고객이 다운로드한 파일을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더라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그러나 암호기술이란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입하면 언젠가는 해킹당할 가능성이 상존한다.

  암호기술은 옛날 가정이나 구멍가게에서 사용하던 다이얼식 금고의 비밀번호와 같다고 할 수 있다. 다이얼을 이리 저리 계속 돌리다 보면 언젠가는 주인이 세팅한 번호와 맞아떨어질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주인에게 들키지 않도록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있느냐는 점이다. 그래서 주인은 단 몇번의 시도로는 열지 못하도록 다이얼을 겹겹으로 만들어서 여는 데 걸리는 시간을 연장하려고 한다.

 DRM을 통해 전달받은 콘텐츠는 고객의 고유번호로 암호화되어 있기 때문에 인증받은 고객의 컴퓨터에서는 암호가 풀리지만 인증받지 못한 다른 고객의 컴퓨터에서는 열리지 않는다.

 간혹 여러번 번호를 바꿔 시도해 불법 사용자 컴퓨터에서 암호가 풀렸다 하더라도 이는 큰 의미가 없다.  

 동일한 콘텐츠라 하더라도 새로운 사람에게 전달되는 콘텐츠는 다른 키를 사용해 암호화했기 때문에 또 한번의 암호해독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이얼식 금고를 한번 열었다 하더라도 주인이 비밀번호를 바꾸면 다시 처음부터 시도해야 하는 것과 같다.

 지난 60년대부터 현재까지 미국 금융기관 등에서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DES 같은 암호화 기술은 그동안 수차례 해독됐다.

 다이얼식 금고를 열듯 여러번 시도해 한번 열려진 것이다. 실제로 지난 99년에는 ‘DES 해독대회’에서 하루만에 해독되기도 했는데 이는 각국에서 동시에 번호를 나눠 시도해 열리도록 한 것이다.

 결국은 ‘분산형 동시다발 분업식 암호해독 시도’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도 이러한 사건을 가지고 DES를 마치 ‘언제나 해독가능한 기술’처럼 얘기할 수는 없다.

 수학적인 입장에서 보면 현재까지 공인된 암호화 기술은 ‘황홀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시간 공간이나 주파수 공간 등 어떤 방식으로 분석하더라도 균일한 분포를 갖도록 만들어진 암호화 기술은 한번 ‘해독’됐다고 해서 다음 메시지를 쉽게 해독할 수 있는 기술이라 할 수 없다. 

 대부분의 암호화 기술이 일반에 공개된 것도 이 때문이다.

 여러번의 시도로 우연히 한개의 콘텐츠가 열렸다고 해서 또 다른 사람에게 전달된 콘텐츠가 한번에 열리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DRM은 사용자에게는 단순히 브라우저만을 가진 시스템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대단히 복잡하고 많은 솔루션이 연동돼 있다. 

 DRM이 사용자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저작물을 보내려면 키관리시스템(KMS:Key Management System)과 지불 연계시스템, 저작물 관리 DB, 플레이 규칙, 저작물 사용권 이전을 위한 SuperDistribution 서버가 있어야 한다. 

 최근 국내에서 개발되는 DRM의 경우 단순히 고객의 컴퓨터 기계번호를 약간 변형해 사용하고 있는데 이는 대단히 위험하다. 고객의 컴퓨터와 암호에 사용되는 키와의 관계를 알아내기만 하면 아주 쉽게 다음 고객의 콘텐츠를 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다이얼식 금고에서 비밀번호를 세팅하는 방식만 알게 되면 주인이 그 번호를 바꾸더라도 다음번에는 손쉽게 열어볼 수 있는 것과 같다. 하지만 새로운 디지털 기술이 적용됨에 따라 국내기술도 급진전될 것으로 기대된다.

<마크애니 최종욱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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