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기 ㈜멀티비아 전무 moshine@multivia.co.kr
설상가상이라는 말이 딱 어울릴 것 같다. IT버블 붕괴로 인한 경기 침체 때문에 고전하고 있는데 미국 심장부를 강타한 테러로 세계 경기는 얼어붙었고, 자체 내수시장 규모가 작아 수출의존도가 큰 한국은, 그 중에서도 중소벤처기업들은 벌써 삭풍이 몰아치는 한겨울에 진입해 있다.
중소벤처기업은 지금 심각한 시련에 직면해 있으나 우리는 여기서 헤쳐나가야 한다. 이번에는 거품을 말끔히 걷어내고 진짜 실력을 갖추어 제대로 한번 해볼 수 있도록 뼈를 깎는 자기 혁신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이에 필자는 나름의 방안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우선 정부는 실력 있는 알짜 벤처 기업을 가려내어 적극적으로 키워야 한다. 지금까지의 정책을 보면 전시성이 많았고 외견에 치우친 지원으로 분위기와 시류에 편승하는 많은 거품이 발생했다. 이제는 지원 기업의 수보다는 세계적인 기술을 가진 알짜배기 기업을 가려내어 질적인 면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해 기업 발전에 소중한 소금으로서의 역할을 했으면 한다.
그리고 원천기술을 국가적으로 육성, 지원해야 한다.
우리 나라는 제품을 열심히 만들어 수출하고 있지만 매년 25억달러라는 엄청난 원천기술료를 해외에 지불하고 있는 현실이다. 생산성에서 이미 중국에 뒤지는 등 제조업에서 많은 후발 개도국들의 추격을 받고 우리의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이제 우리는 첨단 디지털 기술을 포함한 지식산업에서 승부를 걸고 대중적이면서도 독창적인 기술들을 많이 개발해 되도록 많은 원천기술을 확보하여 로열티 수입을 거둬들이는 국가로 변모해야 한다.
또한 정부가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은 알짜 벤처 기업을 가려내어 좋은 기업들엔 투자자들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고 껍데기뿐인 기업들은 스스로 무너지도록 기술 평가 시스템을 구비하여 벤처 기업별 등급을 매길 수 있게 해 놓아야 한다. 즉 기술평가 시스템 구비가 벤처 정책의 기본이라는 인식을 해야 한다.
그러나 정부의 정책이 아무리 좋아도 기업인들의 의식이 건전하지 않으면 이 모든 게 무용지물이다. 이제 기업인들도 자기회사와 자기를 진단하여 거품이 있으면 과감히 빼내고 자기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에 선택과 집중을 잘해야 한다. 누구나 할 수 있는 그런 기술이 아니라 엔트리 베리어(entry barrier)가 높은 원천기술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하자. 이것저것 기웃거리다 보면 결국 직원들과 회사만 피폐해진다.
또한 기업인들은 제살깎아 먹기식의 소모적 경쟁을 지양하고 상생의 원리를 터득하자. 지금 중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우리 기업들의 얘기를 들으면 외국 기업이 자국 기업과 상담을 벌이고 있는 것을 알면 그 외국 기업에는 경쟁적으로 접근하지 않는다는 대만의 얘기와 비교된다. 상생만이 너도 살고 나도 살고, 우리 모두 살 수 있는 길임을 명심하자.
앨빈 토플러가 ‘한국의 미래 경쟁력은 IT와 BT가 결합하는 바이오 정보산업’이라 말하고 빌 게이츠는 ‘향후 10년은 기술 혁신의 정도가 일반인의 생각을 혁식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우리는 확실히 디지털 산업으로 대변되는 첨단 지식산업에서는 남들보다 앞서가고 있다. 자신감을 가지고 현재의 고난과 역경을 돌파하여 향후의 혁명적인 기술혁신 시대의 주인공이 되자.
이제 신경제에 대한 미국의 신뢰는 많이 흠이 간 상태다. 상대적으로 자체 내수 시장만해도 엄청나게 큰 중국시장(GDP 대비 수출이 8%정도임)이 부상하고 있다. 각 기업들은 너도나도 중국 진출에 혈안이 돼 있지만 중국이란 나라가 호락호락한 나라가 아니다. ‘중국인들은 투자유치 할 때는 황제처럼, 투자 계약할 때는 왕처럼 대접하지만 일단 투자 자금이 들어온 뒤부터는 거지처럼 찬밥 취급한다’는 우스갯 소리가 그저 웃고 넘길 일을 아닌 것 같다. 사전에 철저하게 중국을 조사하고 진출할 수 있도록 하자.
온 세계가 혹독한 경기 침체에 위축돼 있고 우리 벤처 업계는 그야말로 엄동설한의 추위에 떨고 있다. 우리가 온 힘을 다해 혼을 태워 새벽의 밝은 별과 함께 찾아올 행복의 새날을 꿈꾸며 이젠 용기를 갖고 제대로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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