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오후 지상파 채널의 버라이어티쇼에서는 새로운 앨범을 발표한 인기가수의 뮤직비디오와 그 인기가수의 프로그램 출연이 동시에 방영될 때가 많다.
심할 때는 모든 채널이 한 인기가수의 홍보장으로 독점될 때도 있다. 이러한 현상은 가수의 매니지먼트가 철저한 홍보기획을 시도한 결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한편으론 방송사측에서 그 가수의 새로운 앨범이나 뮤직비디오를 앞다퉈 소개하거나 보여주려는 보이지 않는 경쟁에서 비롯된 결과이기도 하다.
시청자들은 자신이 보고 싶은 스타가 있는 곳에 채널을 맞춘다. 그래서 방송사는 끊임없이 스타를 만들어내야 한다. 스타가 없는 대중문화는 성장가능성이 멈춰버린 죽음의 시장이다.
이처럼 할리우드에서 시작된 스타시스템은 현재 후기자본주의의 다양한 자본창출 전략 중에서 대중문화산업이 파생시킨 가장 효율적인 시장전략으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 대학가요제, 강변가요제 등의 가요이벤트나 슈퍼모델 선발대회, 개그맨 선발대회, 탤런트 선발대회 등 다양한 공채선발식 이벤트는 모두 스타시스템을 충원하기 위한 문화산업의 기초 인프라구조다.
또한 이렇게 선발된 스타들은 강력한 팬덤(fandom) 현상을 기반으로 한 팬클럽에 의해 강력하게 초기수요를 발생시키고 추가적인 팬그룹을 형성해내는 동시에 자본력을 확보한다.
지난 80년대 초 시작된 ‘아기공룡 둘리’의 열풍은 20년이 지난 현재에도 여전히 강렬하다.
초기 만화잡지에 연재만화로 시작된 ‘둘리’는 TV시리즈물 제작 이후 비디오애니메이션으로 거듭난데 이어 차별화된 배급망을 바탕으로 소비자들사이에 인기있는 캐릭터로 자리잡아간다.
이어 90년대 들어서 교육물에 단골 대표선수 캐릭터로 등장한다. 또 취학 전 아동부터 중고교생까지 실질적인 소비자를 대상으로 인기범위를 확장하기 시작한다.
지난 96년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인 ‘아기공룡 둘리-얼음별 대모험’을 개봉하면서 다시한번 ‘둘리’의 인기는 높아진다.
최근 대형뮤지컬로 새로 기획된 ‘아기공룡 둘리’는 높게 책정된 입장료에도 불구하고 매회 매진을 거듭하는 성공을 거두면서 스타캐릭터로서의 입지를 확인했다. 이제 ‘둘리’는 어린이들에게 살아있는 스타며, 만나고 싶은 캐릭터다.
지난해 말부터 불기시작한 ‘엽기토끼’의 열풍은 이제 캐릭터상품가게에서 일본캐릭터 인형이나 팬시상품의 퇴출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결국 ‘엽기토끼’의 성공은 한가지 캐릭터가 일정한 수익을 보장받는다는 것 이상으로 반가운 문제를 지닌다.
이제 한국시장도 캐릭터비즈니스가 충분한 수익, 즉 ‘대박의 꿈’을 만들 수 있는 시장임이 검증됐다는 사실이다. 결국 이는 캐릭터시장에 보다 많은 자본이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향후 개발되는 국내 캐릭터들에 적극적인 마케팅을 시도할 수 있는 성공모델을 보여주고 있다.
‘둘리’와 ‘엽기토끼’처럼 캐릭터가 스타가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캐릭터개발사 단독 기획으로는 역부족이다. 연관된 모든 미디어 채널과 배급사 그리고 연계된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의 강력한 컨소시엄이 필요하다.
국내 캐릭터산업의 확대를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캐릭터 스타시스템이 필요하다.
<세종대학교 만화 애니메이션 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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