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산업 재조명](27)반도체분야의 인력 수급 불균형

 한국의 주력산업이라는 반도체분야에서도 인력수급의 불균형 문제는 심각하다.

사업구조를 비메모리반도체분야로 다각화하려는 삼성전자나 하이닉스반도체도, 시스템온칩(SoC)을 개발하겠다고 나선 반도체벤처기업들도 공통적으로 맞닥뜨린 문제가 바로 인력난이다.

문제의 핵심은 반도체기술을 바탕으로 정보통신이나 컴퓨터·네트워크 등의 시스템기술과 소프트웨어기술을 두루 꿰뚫는 전문가가 거의 전무하다는 것.

 그동안 대학교육이나 기업의 연구개발이 메모리반도체에 맞춰지다 보니 가르칠 만한 교수층도 얇고 기업에서도 경력있는 고참기술진이 적다.

 대기업들은 임시방편으로 산학프로젝트를 진행했던 대학생이나 대학원생들을 끌어오기도 하고 내부인력을 재교육해 현장에 투입하고 있다. 이도 모자라면 일부 핵심인력은 외국에서 몸값을 고가로 쳐주고 들여오기도 한다. 그래도 부족하다.

 벤처기업들은 여건상 이같은 방법을 엄두도 못낸다. 결국 경력자는 뽑지 못하고 초심자들을 데려다 놓고 차근차근(?) 가르친다.

 한 대학의 반도체 관련학과 교수는 “그동안 기업들이 경쟁사 따라잡기에만 열을 올리면서 인력양성에 신경을 안썼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업계 한 전문가는 “근시안적인 산업정책과 백년대계를 준비하지 못한 교육정책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반도체교육이 반도체 엔지니어에게 필요한 사고·분석 능력을 배양하기 보다는 오히려 산업의 유행만 좇도록 이뤄졌다는 지적이다. 또 일부 대기업이 당장 필요한 인력을 수급해 달라며 대학이나 연구기관을 좌지우지(?)하다 보니 근본적으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핵심연구나 인력양성에 노력을 집중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정부는 비메모리반도체산업의 인프라 강화를 위해 새로운 인력양성계획을 마련중이다. 정보통신부가 정보기술(IT) SoC 캠퍼스를 준비하는 것도 이 중 하나다.

업계 전문가들은 정부와 학계·기업이 머리를 맞대고 체계적인 대학교육과 특화된 연구개발 인력양성, 장기적인 핵심기술 확보 등으로 나눠 인력양성에 나서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정지연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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