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14일만에 매도 전환

 외국인들이 14일 만에 매도우위로 돌아섰다.

 외국인들은 30일 거래소와 코스닥을 포함한 주식시장에서 92억원 규모를 순매도, 상승세를 유지하던 증시의 하락반전을 초래했다.

 외국인 매수세의 최대 수혜자였던 삼성전자는 외국인의 매도 전환과 함께 이날 1만원 하락한 17만4000원으로 장을 마쳐 18만원선이 무너졌다. 삼성전자의 하락은 여타 정보기술(IT)주의 약세로 이어져 SK텔레콤·LG전자·삼성전기 등 시가총액 상위 IT주들의 주가가 모두 떨어졌다.

 이에 따라 그동안 뚜렷한 펀더멘털의 개선은 없는 가운데 외국인 매수라는 돈의 힘에만 의존해온 국내 증시는 다시 혼조국면으로 돌입하게 된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김분도 대우증권 투자전략연구원은 “외국인이 본격적인 매도세로 돌았는지는 정확히 판단할 수 없지만 외국인의 매도전환으로 증시는 새로운 국면에 돌입하게 됐다”며 “최근 주가상승에 따른 가격 메리트가 희석된데다 외국인 선호주 지분율의 최고치 근접 등으로 그 폭이 문제일 뿐 조정국면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또 외국인이라는 방향키가 사라지면서 18일 연속 매도로 시장에 대응했던 국내 기관들의 시장 참가여부가 향후 시장의 방향을 결정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외국인 중심의 랠리에서 외국인과는 반대로 주식을 순매도하며 철저히 소외됐던 기관들의 행보가 초미의 관심사라는 것이다.

 이정수 신한증권 책임연구원은 “국내 기관들이 상승장에서 소외되면서 조정을 기다리는 대기 매수세로 자리잡고 있어 주가 급락현상이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기관들도 경기호전 등 뚜렷한 호재가 없는 가운데 공격적 매수세를 나타내기는 힘들어 당분간은 소폭하락이나 횡보 장세가 나타날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외국인들의 매도는 거래소시장에 편중돼 거래소시장에서는 331억원 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한 반면 코스닥시장에서는 111억원 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반면 국내 기관들은 거래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21억원·115억원의 매도 우위로 대응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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