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테크]IT분야 유망기술-10년후 유행패션은 입는 컴퓨터?

 지난 8일 세계 정보기술(IT)업체들의 시선이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 쏠렸다. 세계적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가 이곳에서 5일간의 일정으로 ‘IT 엑스포 및 심포지엄’을 개최한 것. 이날 행사에는 스티브 발머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를 비롯해 칼리 피오리나 HP 회장, 마이클 카펠라스 컴팩컴퓨터 회장, 스콧 맥닐리 선마이크로시스템스 회장, 크레이그 배럿 인텔 사장 등 내로라하는 IT업체 거물들이 총출동했다. 앞으로 세계 IT시장에 거센 인수합병(M&A)바람이 불 것이라고 전망한 가트너는 특히 미래 유망(이머징) 트렌드와 기술 시나리오를 제시해 눈길을 모았다. 또 이동통신(모바일) 및 착용(웨어러블) 컴퓨팅을 차세대 혁명 기술로 소개하는 보고서를 발표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다음은 이 보고서의 요약이다.

 

 ◇이머징 트렌드 및 기술 시나리오

 IT의 발전은 사회·경제적으로 급격한 변화를 초래한다. 그리고 이것은 현재와 단절(discontinuities)된 모습의 새로운 미래상을 요구한다. IT의 변화 속도는 너무 빨라 과거를 가지고 미래를 예측하는 것을 불가능하게 하고 있다. 또 혁신적 IT발전은 현재의 기술과 제품을 파괴, 결국 수십억달러에 달하는 새로운 산업을 태동시키기도 한다. 기업의 전산시스템을 담당하는 기술 기획자들은 일반적으로 아키텍처 예상도(로드맵)나 기술 발전 시나리오 등의 외부적 요인과 투자 등 내부적 요인을 가지고 미래에 대비한다. 그리고 이들의 예측 중 대부분은 현재의 기술 추세(트렌드)가 어느 정도 계속될 것이라는 믿음에 기반하고 있다. 이것은 18∼24개월의 기간이라면 맞는 말이다. 하지만 3∼10년의 장기간이 되면 상황이 달라진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3년 이상의 장기간이 되면 현재의 기술 동향으로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술 기획자들은 미래의 유행 기술을 예측하고 이에 대비하는 딜레마를 가지고 있다.

 이에 따라 가트너는 이머징 트렌드 및 기술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있다. 가트너는 이 시나리오에서 △급속한 기술 발전은 앞으로도 계속돼 10년간 PC의 웹기술과 같은 파괴적인 기술이 등장하며 △기업업무에 있어 자동화된 고객 서비스가 중요한 인터페이스가 되고 △소프트웨어 컴포넌트처럼 비즈니스 과정이 패키징화돼 웹서비스로 하여금 새로운 소프트웨어 가격체계와 새로운 판매 모델, 그리고 심화된 경쟁을 초래하며 △웨어러블 기기의 보급 확산은 새로운 소비자 및 서비스 시장을 창출한다 등을 언급하고 있다.

 △올해의 기술 사이클:가트너는 IT분야 기술발전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전제하며 기업들이 시장 파급이 큰 기술을 받아들이는 데 있어 적극적으로, 하지만 선택적으로 나설 것을 권하고 있다.

 이머징 기술을 미래 사업에 아주 중요한 핵심 아이템으로 삼은 기업이 있다면 그 기업은 이머징 기술의 도입시기에 대해 고민할 것이다. 만일 이머징(신기술) 기술에 대한 투자가 너무 앞섰을 경우 시장이 아직 성숙되지 않은 데서 오는 대가로 비용 낭비 등 큰 애로를 겪을 수도 있다. 반대로 신기술 도입 투자를 너무 늦게 하면 경쟁업체보다 처질 수도 있다. 가트너는 이런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95년 기술 사이클이라는 것을 만들었는데 그림1은 올해의 기술사이클이다.

 △기술 레이더 스크린 : 기술의 눈부신 발전에 대응해 기업은 투자 순위에 있어 어떠한 기준이 있어야 한다. 이런 기준을 정하는 데 있어 가트너가 작성한 ‘기술 레이더 스크린(그림2)’은 많은 도움을 준다. 기업의 전산시스템 기획자들에게 이 스크린은 시장에서 파급효과가 큰 기술을 파악하게 하는 데 매우 유용하다. 스크린에 따르면 기업간 전자상거래(B2B e비즈니스)를 비롯해 무선웹·m커머스(휴대폰 등 이동단말기로 전자상거래)·웹서비스·온라인결제·기업대 소비자간 전자상거래(B2C e비즈니스) 경우 오는 2010년까지 90%의 보급률을 보이고 있다. 반면 중앙 서버 없이 개인의 컴퓨터를 연결해 주는 P2P(Peer to Peer)와 일본 NTT의 아이(i)모드 무선 표준, 그리고 기업포털·블루투스·무선LAN 802.11·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 등은 상대적으로 보급률이 낮다. 가트너는 정보 및 원격 거래(트랜잭션)를 위한 고객서비스 인터페이스의 70% 이상이 2005년까지 자동화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또 자동화된 서비스의 대부분이 비즈니스 행태에 있어 주요한 인터페이스가 될 것이라고 덧붙여 예측했다.

 △웹서비스:웹서비스는 인터넷 표준 기술의 발전과 관련된 소프트웨어 컴포넌트와 유사성을 가지고 있다. 이는 클라이언트·서버·웹서버와 같은 어플라이언스로 접속할 수 있는 비즈니스 기능이나 비즈니스 서비스를 나타낸다. 그리고 이들 어플라이언스는 SOAP(Simple Object Access Protocol), HTTP(HyperText Transfer Protocol)와 같은 웹프로토콜을 사용한 공공 네트워크와 연계돼 있다. 웹서비스가 기업에 공헌하는 중요한 것 중 한가지는 경쟁력 있는 품목에 주력, 비핵심 품목은 외부에 위탁(아웃소싱)하는 것이 좋다는 것을 알려준다는 점이다.하지만 아직 웹서비스는 성숙하지 않았고 또 입증된 성공 모델이 아니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가트너는 이에 따라 매출 발생 확신이 서기 전까지 기간인프라(미션 크리티컬)를 웹서비스하지 말 것을 충고하며 웹서비스를 가능케 하는 기술로 SOAP와 HTTP 외에 온라인 등록용인 UDDI(Universal Description, Discovery and Integration directory)를 지적했다.

 이외에도 가트너는 호스팅 의존도 증가가 소프트웨어 구입 필요성을 낮춰줄뿐 아니라 협력 업체와의 거래시 선택 사항 증가는 스위칭 기술 축소와 비용 통합으로 가능하며, 또 네트워크 서비스에 박식한 서비스 중개인 출현을 예측했다. 또 온라인 신용거래를 점검하는 시스템인 HNC의 e팔콘과 애플리케이션 온라인 검증 시스템인 익스페리언의 e시리즈, 그리고 온라인 광고 서비스인 더블클릭의 다트와 웹상에서 P2P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페이팔의 e페이먼트 등이 초기형태의 웹서비스라고 가트너는 말했다.

 △웨어러블 IT:웨어러블 컴퓨팅의 기술 발전은 새로운 비즈니스와 서비스를 창출한다. 가트너는 이의 전제로 15∼50세의 유럽연합 및 미국 인구의 60% 이상이 2007년까지 하루 최소 6시간 이상씩 무선 컴퓨팅과 통신 기기(디바이스)를 사용(착용)할 것으로 내다 보고 있다. 그리고 이 비중이 오는 2010년이 되면 75% 이상으로 늘어난다. 이런 웨어러블 기술의 발전은 신뢰성이 높은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탄력적 디스플레이·음성인식·미니어처카메라·임베디드센서 및 프로세서 등이 촉진시킨다.

 가트너는 모바일컴퓨팅·통신디바이스·무선양방향디바이스(WIDs:Wireless Interactive Devices) 등 여러 기술들이 오는 10년내에 통합해 고성능의 웨어러블 기술 시대를 열 것으로 전망했다. 그리고 WIDs의 가격대비 성능도 점점 좋아지고 이와 함께 무선접속과 사용자 인터페이스 기술(예:음성인식과 착용 디스플레이)도 통합하는 추세를 보인다. 뿐만 아니라 가격이 싼 초소형 카메라 개발도 사용자에게 WIDs의 경험과 폭을 넓혀주는 데 일조할 것이다. 하지만 건강과 프라이버시 문제가 웨어러블 기술의 확대에 큰 걸림돌로 작용할 수도 있는데 가트너는 신용카드·현금·수표를 대체하는 전자결제와 공항·호텔 등의 체크인 서비스 같은 고도화된 개인(맞춤)화 서비스 등이 WIDs의 새로운 사업영역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웨어러블 기술의 초기 제품으로는 갭이 내놓은 음성 헤드세트와 프로그레시브의 위치확인시스템(GPS) 내장 차량 시스템, 그리고 필립스와 레비스의 재킷 옷과 히타치와 자이버노트의 인터넷 단말기 등이 있다.

 <가트너 자료> <정리=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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