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 도입에 대한 무선콘텐츠 업계의 반응과 향후 전망

 콘텐츠업계는 11월부터 KTF가 무선인터넷 플랫폼인 ‘브루’의 상용서비스를 시작하면 모바일게임을 비롯한 무선콘텐츠 시장이 한층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컴투스·엠드림·애니콤 등 20여개의 모바일게임 업체들은 브루 진영에 가세할 채비를 서두르고 있어 그동안 GVM, KVM, MAP, SKVM 등이 주도해온 무선인터넷 콘텐츠시장에서 브루가 단숨에 메이저 플랫폼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무선인터넷 콘텐츠를 주도하고 있는 게임분야에서만 현재 160여종의 브루용 게임이 개발되고 있다. 다른 여타의 무선플랫폼용 게임타이틀에 비해 수적으로 밀리지 않는 수치다.

 콘텐츠업체들이 이처럼 브루 진영에 적극 가세하는 데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브루의 성능이 뛰어나다. 시범서비스 기간 브루용 콘텐츠를 개발해온 업체들은 브루가 퀄컴의 CDMA 칩에 최적화된 플랫폼으로 기존의 국산 플랫폼에 비해 성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브루가 기존의 버추얼머신(VM) 플랫폼과 달리 휴대폰에 탑재된 칩에서 바로 실행되기 때문에 프로그램 실행속도가 빠르다는 평가다. 따라서 기존 국산 플랫폼에 비해 게임 등의 로딩시간을 줄일 수 있고 실행속도가 빨라 사용자에게 보다 편리한 환경을 제공해 줄 수 있다. 또한 무선인터넷 이용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사용자 입장에서는 요금부담을 줄일 수 있는 이점도 있다.

 브루는 국산 콘텐츠업체들의 수출확대에도 도움이 된다. 한국의 KTF에 이어 미국의 버라이존, 일본의 KDDI 등이 브루를 채택할 예정이어서 세계시장을 타깃으로 한 콘텐츠를 개발할 수 있다. 지금까지 콘텐츠업체들은 일본, 미국 등지의 플랫폼이 국내시장의 무선플랫폼과 달라 수출때마다 콘텐츠를 일일이 다시 코딩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브루로 제작된 콘텐츠는 재가공하는 과정 없이 곧바로 수출할 수 있기 때문에 수출경쟁력이 향상된다.

 콘텐츠업체들은 브루의 도입으로 국내 모바일 환경이 컬러 기반으로 급속히 바뀔 것으로 보고 있다. SK텔레콤과 LG텔레콤에 비해 VM사업분야에서 뒤처진 KTF가 브루 도입을 계기로 저렴한 가격에 컬러 휴대폰을 판매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컬러 휴대폰은 기존의 4그레이드 단말기에 비해 화려한 그래픽을 제공할 수 있어 게임을 비롯한 멀티콘텐츠의 수요를 촉발하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게임을 비롯한 각종 멀티콘텐츠를 개발해 왔으나 아직까지 VM폰의 보급이 늦어 매출부진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콘텐츠업체로서는 새로운 플랫폼인 브루 도입에 따른 컬러 휴대폰의 보급확대에 더욱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나 브루용 콘텐츠 제작에 유보적인 입장을 나타내는 곳도 적지 않다. 새로운 플랫폼에 맞는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관련인력 4∼5명을 확보해야 하고 브루 프로그램 제작용 컴파일러를 구입해야 하는 등 관련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또한 브루를 탑재한 휴대폰이 보급되려면 6개월 이상 소요되기 때문에 당분간 수익성을 보전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따라서 이미 개발해 놓은 플랫폼용 콘텐츠에 마케팅을 집중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전략을 세운 곳도 적지 않다.

 모바일게임 업체의 한 관계자는 “브루의 도입은 국산과 외산 무선인터넷 플랫폼간 경쟁을 유발시켜 관련기술의 발전을 유도할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는 점에서 긍정적 의미를 갖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무선인터넷 콘텐츠시장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새로운 플랫폼 도입도 중요하지만 이를 활용할 수 있는 휴대폰이 더 많이 보급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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