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부와 한국ASP산업컨소시엄(회장 김홍기)이 이달부터 ‘업종별 ASP 보급·확산사업’에 나선 가운데, 사업자 선정기준을 놓고 참여신청서 접수 전부터 쉽지 않은 고민에 빠져 있다. 총 45억원의 지원예산이 책정된 이번 사업에 ASP업계는 물론 상당수 정보기술(IT) 업체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데다, 그동안 산업자원부·중소기업청 등에서 정보화 지원을 받아온 업체들도 참여를 타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ASP서비스의 안전·신뢰성 확보 방안 가운데 하나인 보험가입 여부도 참여자격으로 못박은 상황이어서, 업계에 또 다른 짐으로 작용할 공산이 큰 형국이다.
정통부와 학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한국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등으로 구성된 사업추진위원회는 우선 ASP산업 육성과 전통산업 IT화 촉진을 두가지 사업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이같은 취지에 가장 부합하는 사업자(업종별 컨소시엄)가 결국 선정대상인 셈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고민은 정통부의 기존사업과 산자부·중기청·중진공 등에서 지원해 온 사업자들은 일단 배제한다는 데서 출발한다. 당장 ASP가 주역인 정통부의 소기업네트워크화 사업을 빼야 한다. 이와 함께 산자부의 20개 업종 B2B 시범사업, 디지털산업단지조성사업, 중기청의 3만개 중소기업IT화 사업 등 이미 벌여 놓은 지원사업에 끼지 않은 업종과 사업자를 일일이 가려내기란 쉽지 않은 상황이다.
ASP 사업자들은 중소기업 정보화 관련 사업마다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해온 데다, 웬만한 업종이나 지역 공단은 이미 산자부·중기청 등이 발을 뻗고 있다. 하다못해 공구나 파스너 업종도 산자부 B2B 시범사업 대상이다. 실무를 맡고 있는 ASP산업컨소시엄 이재찬 사무국장은 “사업공고 후에 심지어 스포츠 관련 단체도 참가문의를 해오고 있다”면서 “최대한 중복을 피하기 위해 금융·의료·교육·여성 등 다양한 분야와 업종을 고려중”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기존 지원사업과의 중복을 피하려고 ‘주변’ 업종을 살피다, 자칫하면 전통산업 IT화 촉진 및 ASP 성공모델 창출이라는 사업취지를 해칠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여기다 ASP업종 특성상 진입장벽이 높지 않아, 지금까지 실적이 전무한 IT기업들이 대거 몰릴 공산도 있다. 사업추진위는 그동안 시장타개 노력을 감안해 일단 ASP산업컨소시엄 회원사들을 중심으로 무게를 두는 분위기지만 형평성 논란은 여전히 불씨를 안고 있다.
특히 이번 기회에 인증·서비스수준협약(SLA)과 더불어 ASP 시장의 3대 안전장치로 확산시키려던 보험가입은 큰 골칫거리다. 국내 보험사들이 미국 테러충격 여파로 IT보험상품의 판매를 꺼리는데다, 그나마도 요율을 대폭 상향조정할 태세이기 때문이다. 정통부 황철증 과장은 “사업자들에게 큰 부담없이 보험가입을 유도할 수 있도록 보험사들과 다각적인 해결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무기관인 ASP산업컨소시엄은 이번주 동안 제안서를 제출받아 다음달 중순께 최종사업자를 확정할 계획이지만, 촉박한 시간 탓에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결론은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넥서브 오병기 사장은 “비교적 대규모로 진행되는 ASP산업 육성책은 이번이 처음인 만큼, 다소 진통이 있더라도 핵심 선정원칙은 ASP시장의 다양한 성공사례 구현에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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