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벤처스타>(70)메디캡

사진; 메디캡의 권영민 사장(오른쪽 두번째)이 경산대 효능검증원의 김효정 박사(왼쪽)와 한약의 효능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한의학이 보약의 영역에서 벗어나 치료의학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한의사가 참여하는 한방기술 기반 벤처의 등장이 무엇보다 절실하다.  

 메디캡(대표 권영민 http://www.medicap.co.kr)은 이처럼 한방의 과학화를 실천하는 한의사 제조벤처기업이다. 한의원 원장이 CEO인 벤처기업은 메디캡이 처음일 뿐만 아니라 지금도 유일하다. 

 자본금 5000만원으로 지난 99년 7월에 창업된 메디캡은 6개월만인 지난해 1월, 약효가 더 좋으면서 빠른 시간 안에 한약을 달여줄 수 있는 초고속 전탕기(모델명 Medicap M15)를 개발, 국내 한의학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한약은 오랜 시간 동안 달여야 제대로 된 약효가 나온다는 기존의 고정관념을 여지없이 깨버린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메디캡이 당시 개발한 초고속 전탕기는 불과 15분만에 한약을 달여먹을 수 있는 획기적인 제품이었다. 현재 시중에서 판매되는 기존 전탕기와는 개념 자체가 다르다는 것이 메디캡 권영민 사장의 설명이다.

 권영민 사장(40)은 “첫 제품으로 출시한 초고속 전탕기는 ‘가속열수추출방식’을 이용, 기존에 3∼4시간 동안 달이는 전탕시간을 15분으로 단축했으며, 약효를 낼 수 있는 성분추출시간이 단축되면서 약의 효능은 오히려 높아졌다”고 말했다.

 메디캡의 핵심기술은 바로 가속열수추출방식에 있다. 압력과 온도를 적당히 조정해 물이 한약에 침투한 뒤 약효성분을 액으로 추출하는 시간과 절묘하게 일치시키는 원리가 응용된 기술이다.

 이렇게 추출된 한약액은 지난해 기초과학지원연구소와 경산대 효능검증원(원장 김효정), 경희대 한방병원 등의 유효성분 및 동물실험을 통해 효능이 확인됐다.

 초고속 전탕기가 주로 한의원용이라고 볼 때 내년초에는 일반 소비자가 가정에서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보급형 전탕기를 전략제품으로 내놓을 계획이다.

 ‘Hane4’로 명명한 이 제품은 경북테크노파크 제2시험생산공장에 생산라인이 갖춰지는 내년 2월부터 본격적인 생산이 시작된다. 우선 이 제품의 효능분석을 위해 최근 경희대 한방병원측에 중풍과 급성맹장염, 분만촉진 등 세 가지 증상에 대한 임상실험을 의뢰했다.

 이번 임상실험은 메디캡의 기술이 집약된 소형 초고속 약탕기가 시간을 다투는 질병에 빠르고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지를 보자는 의미다. 더 나아가 과학기술이 접목된 한방이 치료의학으로 갈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보이는 뜻깊은 작업이 될 것이라는 게 권 사장의 생각이다.

 메디캡은 또 전체 주주 가운데 91%가 한의사와 의료계 출신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한방의 치료영역 확대와 한방의 과학화에 대한 기존 한의사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뜻이다.

 메디캡은 내년초 출시할 ‘Hane4’를 통해 내년 30억∼50억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그 다음해는 25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 99년부터 참가한 국제한의학박람회를 통해 매디캡은 일본과 중국에도 상당히 알려져 있다. 이를 기반으로 내년에는 적지않은 수출도 기대하고 있다. 새로 구축하는 생산라인을 통해 내년부터는 새 제품을 월 1000대씩 생산할 예정이다.

 권영민 사장은 “한의학이 경쟁력을 가지려면 양방처럼 소비자들에게 치료의학이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며, “결국 방법은 과학화를 통해 치료영역과 치료효과를 스스로 넓히는 길”이라고 말했다. 문의 (053)764-0271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