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XP]IT불황 탈출 `구세주` 떴다

 윈도XP 출시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불황의 늪에서 허우적대는 정보기술(IT)업계는 윈도XP가 경기부양의 촉매제가 되길 바라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사운을 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모든 역량을 집중해 윈도XP 띄우기에 전념하고 있다.

 ◇윈도XP는 불황 탈출의 지렛대=과연 윈도XP는 IT업계의 태풍이 될 것인가. 아니면 미풍에 그칠 것인가. 전문가들은 ‘아직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소한 올해 말까지 상황을 지켜봐야 윈도XP의 성공 여부를 점칠 수 있다는 말이다.

 물론 윈도XP가 성공할 가능성은 높다. 가장 큰 이유는 세계 유수의 IT업체들이 윈도XP를 불황 탈출의 지렛대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가트너그룹의 조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세계 PC 판매량은 15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물론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PC 판매량이 줄어들면서 가장 타격을 입은 것은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이다. 두 회사는 윈도XP와 펜티엄4를 앞세워 PC 경기를 부양시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컴팩·델·HP 등 외국 PC업체는 물론 삼성전자와 삼보컴퓨터 등 국내 PC업체들도 윈도XP라는 호재를 살리지 못하면 장기 불황에 빠질 수도 있다는 판단이다. 따라서 관련 업계에서는 윈도XP 마케팅 비용으로 10억달러라는 천문학적 금액을 공동부담하기로 했다. 선도업체들이 의기투합한 만큼 소기의 성과를 거두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이다.

 ◇수출과 내수에도 긍정적=PC 판매 성수기인 연말이 다가오고 PC 업그레이드 수요가 몰릴 시점이 다가왔다는 객관적 사실이 윈도XP의 성공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주)마이크로소프트의 유재성 이사는 “윈도XP와 고성능 CPU를 갖춘 PC 가격하락 추세에 따라 PC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특히 2년 전에 대량보급된 국민PC의 업그레이드 시기와 맞물려 큰 인기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윈도XP의 성공은 국내 IT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윈도XP로 인해 세계 PC 경기가 부양되면 국내 수출산업의 두 축인 컴퓨터와 반도체산업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유통·소프트웨어·주변기기 등의 분야에도 봄바람을 몰고 와 얼어붙은 내수시장을 녹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닷넷 전략의 핵심=마이크로소프트가 이렇듯 윈도XP에 힘을 기울이는 이면에는 닷넷 전략의 시발점이라는 의미가 숨어 있다. 윈도XP는 닷넷을 실현할 수 있는 최초의 운용체계다. 이전의 윈도 제품이 PC 사용에 중점을 뒀다면 윈도XP는 인터넷 사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각종 디지털 가전과 데이터를 호환할 수 있다는 특징은 닷넷 전략의 교두보로서 손색이 없다.

 일단 윈도XP가 가정용과 기업용, 두 가지 버전으로 출시되지만 연말까지 신클라이언트나 웹패드 등에 사용될 수 있는 임베디드 제품을 시작으로 내년에 서버용 윈도XP가 나오게 되면 PDA에서 대형 서버에 이르는 라인업이 갖춰지게 된다.

 운용체계 시장을 통일하게 되면 닷넷 전략의 실현은 훨씬 수월해진다. PC 시장 선점을 앞세워 PDA와 가정용 게임기·스마트폰·디지털 가전에까지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 결국 윈도XP의 성공은 닷넷 전략의 첫 단추인 셈이다. 첫 단추를 제대로 채우면 나머지 단추를 채우는 것은 시간 문제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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