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산업의 고도화가 시급한 실정이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산 애니메이션 수출이 크게 감소하고 이다. 해외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는 수출물량도 급격히 줄고 있다. 이른바 중국·필리핀 등 인건비가 싼 후발국과의 경쟁에서 뒤지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하청주문생산에 의지하고 있는 국내 애니메이션 산업은 쇠락의 길로 들어설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우려다.
업계는 이에따라 낙후된 산업구조를 개선하고 고도화하기 위한 처방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현황=애니메이션 수출 감소가 심각하다. 문화관광부가 발표한 문화백서에 따르면 지난 97년 1억2만달러에 달하던 수출은 매년 20% 정도씩 감소해 지난해 6033만달러로 감소했다.
올해에는 공식발표 자료가 없어 정확한 집계가 어렵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개별업체의 실적을 감안, 3분기까지 총 3900만∼4100만달러 정도의 수출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하고 있다.
4분기를 감안하더라도 올해 총 수출은 5500만달러를 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는 국내 애니메이션 산업의 절대 비중을 차지하고 셀 OEM 물량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창작 애니메이션 제작은 극히 미미한 실정이다. 올들어 잇따라 작품제작 계획이 발표되고 있으나 아직까지 뚜렷한 수출 실적은 나타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어디로 또 왜 옮겨가는가=중국, 필리핀, 베트남 등이 신흥 OEM 강국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들 국가는 인건비가 저렴한데다 기술면에서도 점차 안정화를 도모하면서 국내 수주물량을 급격히 잠식하고 있다.
실제 브에나비스타, 20세기폭스 등 일부 메이저영화사는 최근 국내 하청물량 가운데 적지 않은 물량을 중국과 필리핀으로 옮겨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함께 베네수엘라 등 일부 남미 국가도 메인 프로덕션을 기반으로 OEM 수주전에 뛰어들고 있어 국내 OEM 산업기반은 점차 좁아지고 있다.
◇사업고도화는 어떻게=가격경쟁으로 채산성이 악화되고 있는 OEM 비중을 과감히 줄여야 한다. 대신에 판권확보를 바탕으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창작이나 3D 작품 개발에 적극 나서야한다.
관련업계에서는 열악한 국내 제작환경상 정부의 전폭적인 정책지원이 선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구체적으로 세제지원, 투자활성화, 전문인력 양성, 요소기술 확보 등 국내 업계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다양한 기반요소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코코엔터프라이즈의 이동욱 사장은 “국내 업계도 인건비 따먹기식의 OEM 수출에 안주하지 않고 적극적인 세계화전략에 나서야 할 때”라고 말한다.
◇전망=내년을 기점으로 창작작품 제작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전망은 결코 어둡지 않다. 하지만 OEM 의존도가 워낙 크기 때문에 수출감소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절대 수출은 감소하지만 창작 수출 비중은 내년을 기점으로 점차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문화부 등 정부도 창작 비중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정책마련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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