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서울지역의 한 구청에서 운영하는 도서관을 찾았다. 마땅히 책을 빌려 볼 데가 없어 집에서 멀지 않은 공공도서관에 한번 가게 됐다.
내가 찾은 공공도서관에는 각종 도서들이 어느 정도는 구비돼 있었다. 대학 도서관에 비해 장서 규모나 종류가 크게 못미치지만 그런데로 이용할만 했다.
도서관에 있는 컴퓨터를 이용해 내가 찾고자 하는 책을 고른 뒤 직원에게 열람을 요청했다. 그러자 담당직원은 내가 요청한 책이 어디에 있는지 잘 모르겠다며 직접 찾아보라고 했다.
나는 할 수 없이 책을 직접 찾아나섰고 20여분 만에 찾던 책을 발견했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직접 책을 찾느라 애쓰고 있었다.
또한 열람할 때는 물론이고 책을 대출하고자 할 때도 신청인이 스스로 책을 찾아야 했다. 이 때문에 관내는 다소 소란스럽고 사람이 왔다갔다해서 불편했다.
그래서 책을 관리하는 담당직원에게 불편을 하소연했다. 하지만 그 직원도 혼자서 도서관 건물 한 개 층이 보유한 책을 모두 관리하고 있었다.
이와 관련, 최근 보도에 따르면 서울 지역에서만 교육청과 구청이 운영하는 도서관 26곳 가운데 절반 가량이 사서자격증이 없는 공무원을 원장으로 임용해 운영하고 있다. 또 법에 정해진 사서직원 수를 제대로 지키고 있는 곳도 거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법적 인원에 비해서 절반에도 훨씬 못미치는 인원만으로 배치해 이곳을 찾는 수백명의 시민을 대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지역 대부분의 공공도서관 원장에서부터 일반 사서직원에 이르기까지 자격 조건이나 규모면에서 문제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실정 때문에 도서관의 신속한 서비스는 별로 찾아볼 수 없다. 또 때론 도서관 직원들이 고압적인 자세를 취하기까지 한다. 이 때문에 공공도서관을 찾는 이들의 마음은 언짢아진다.
이래가지고서 어떻게 구청이 시민에게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할 수 있겠는가.
공공도서관은 시민의 편의와 업무능력 향상을 위해서라도 도서대출과 열람을 전담할 인원을 확보해야 한다. 또 무자격자들을 활용함으로 인해 전문성을 떨어뜨리는 일이 없어야 한다. 공공도서관도 서비스 향상에 힘을 기울여야 할 때인 것이다. 이를 통해서 시민이 마음 편히 공공도서관을 찾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박미경 서울 금천구 가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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