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토론문화의 꽃’ ‘사회문제에 대한 공론의 장’이라 불리는 대학 학회 활동이 침체되고 있다.
이러한 대학 학회의 붕괴현상이 사회적으로 인문학의 쇠퇴와 연결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학회는 지식에 대한 열정이 가득한 대학생들이 인문, 사회, 역사, 철학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학습 활동은 물론, 열띤 토론을 벌여 지식을 함양하고 특정 사안에 대한 자신의 논조를 확실히 할 수 있는 공동체다.
지난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학과마다 3, 4개의 학과가 존재했음은 물론 학회 구성원들은 활발한 활동을 통해 그 학회의 입지를 굳혀나갔다.
그러나 최근엔 학회 활동이 점점 줄어 학과마다 겨우 한 개 정도의 학회가 운영되고 있는가 하면, 학회원들의 토론에 대한 열의도 예전에 비해 많이 쇠퇴한 상황이다.
학회 붕괴 현상은 인터넷 활용의 증가와 학부제 실시로 인한 학생들의 개인화가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다.
학생들은 인터넷의 다양한 정보를 통해 지식을 습득하고, 이를 통해 사회 및 역사 등의 제반 문제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스스로 형성할 수 있게 됐다.
따라서 애써 오프라인 모임을 가질 필요가 없게 되고 또 인터넷 카페나 홈페이지에서의 사이버 토론 형태로 전환되고 있는 추세다.
학부제 실시로 인한 개인주의는 학생들이 사이버 세계에 더욱 집착토록 하고 있다.
과거 1학년생들은 학과 선배들의 따뜻한 관심으로 학생회나 학회, 동아리 등에 열의를 보였다.
그러나 이제는 학과에 대한 소속감을 잃고 그보다 다양하게 분화된 사이버 세계나 여타 사회 활동으로 등을 돌리게 된 것이다.
이러한 대학 내 인문사회과학 학회의 붕괴는 IT와 첨단 과학의 발달로 도외시되고 있는 인문학 자체의 붕괴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이에 대해 한양대 임상욱 교수(철학과)는 “이공 계열 학문을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는 학문을 오로지 양화의 생산도구 정도로 이해하는 단편적 시각을 일반화하고 있으며, 이것이 인문학은 물론 대학 학회 붕괴의 원인이 되고 있다”면서 우려를 나타냈다.
<명예기자=권해주·한양대 postman666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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