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유무선 사업자가 개인휴대단말기(PDA)를 이용한 서비스를 차세대 전략상품으로 선정하고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통신사업자가 보이는 일련의 움직임은 PDA가 통신수단으로 전격 부상하기 위한 예고탄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PDA의 등장은 현재 음성 위주 단말기에 국한된 통신단말기가 점차 PDA, 스마트폰 등 기능과 수요별로 다각화된다는 상징성과 더불어 향후 PDA를 축으로 한 사업자의 중장기 전략을 가늠하게 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동전화단말기와 PC의 성격을 고루 갖춘 PDA를 통해 유선과 무선이 가진 장점을 최대한 이끌어냄으로써 유선사업자는 무선서비스로, 무선사업자는 유선서비스로 영역을 넓혀가려는 것이다.
통신사업자들의 이러한 움직임은 침체됐던 PDA 제조업과 콘텐츠 등 통신 제반 산업에 활기를 불어넣을 전망이다. 반면 전용 단말기로 증권정보서비스 등을 제공해 온 기존 무선데이터통신사업자가 상대적으로 불리해지는 상황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유무선 통합이 대세=네트워크 융합(network convergence)은 이미 세계적인 추세다. 일본, 미국 등 세계 각국은 IMT2000에 이은 4세대 통신의 개념을 전혀 다른 네트워크의 구축이 아닌 기존 네트워크의 통합, 진보된 속도 등 진화의 관점으로 정리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통신사업자들도 유선과 무선의 통합을 통해 역무 확대를 꾀하면서 4세대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기본적으로 통신서비스 사업자들이 제공하고자 하는 서비스는 이동전화, PDA, PC 등 어떤 통신기기를 사용하든 같은 내용의 정보를 장소와 시간의 제약없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 제공이다.
특히 PDA는 이동전화가 가진 이동성뿐 아니라 PC의 특징인 넓은 디스플레이, 입력의 편이성, 표준화된 플랫폼 등 장점이 많아 그동안 이동전화를 통해 제공되는 무선인터넷서비스를 대폭 확장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동전화사업자들은 PDA를 통해 이동성 서비스인 위치정보, 교통정보, 실시간 콘텐츠 제공, m커머스 등 현재 단말기로는 충분히 제공하지 못하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뿐만 아니라 유선기반 포털 등에서 제공하던 개인 스케줄 관리, 오프라인 채널과의 연동, PC 등과 데이터 연동, 커뮤니티 서비스 등 새로운 영역으로 진출이 가능하다.
특히 개인 스케줄을 공유해 아바타 채팅서비스, e메일·메신저 등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동호회 게시판 공유, 네트워크 게임 등을 유선·무선 동일한 환경에서 제공함으로써 유선인터넷의 유저들을 무선으로 이끌어낸다는 전략이다.
유선통신서비스 사업자들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유선의 인프라 및 포털서비스를 제공했던 한국통신, 데이콤, 하나로통신 등 유선통신사업자들은 무선랜 장착 PDA를 통해 유선상에서 제공하던 다양하고 화려한 콘텐츠들을 무선상의 고객에게 제공함으로써 유선상의 강세를 무선상으로 이끌어가겠다는 취지다.
한국통신의 한미르와 하이텔, 데이콤의 천리안 등 유선사업자들이 보유하는 포털 및 커뮤니티뿐 아니라 다음, 야후 등 유선인터넷의 강자들과 합세할 경우 SK텔레콤의 네이트 등 신규법인 설립을 통한 유선사업 진출보다 손쉽게 무선상에서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으로 유선사업자측에서는 보고 있다.
◇신규수요 창출=통신사업자들의 PDA 서비스 개시는 통신서비스뿐만 아니라 침체일로에 있던 PDA 제조업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PDA는 포스트PC의 대표 품목으로 각광받았지만 부족한 콘텐츠와 높은 가격 때문에 널리 보급되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PDA업계가 cdma2000 1x 모듈을 탑재한 PDA를 경쟁적으로 출시하면서 천덕꾸러기 노릇을 하던 PDA가 통신이라는 날개를 달았다. 통신사업자가 PDA 포털서비스에 경쟁적으로 진출하면서 PDA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됐다.
PDA 포털서비스 개시와 함께 촉발될 사업자의 마케팅 경쟁은 경기부양 효과를 가져올 전망이다. 사업자들은 서비스 개시와 동시에 각종 판촉장려금 지급을 통해 영업을 강화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이밖에 사업자들이 킬러 서비스 개발을 위해 지속적으로 솔루션과 콘텐츠 사업 투자에 나설 전망이어서 PDA 제조업뿐 아니라 관련 솔루션 제공업자 및 콘텐츠 제공업체로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무선데이터통신서비스 위축 불가피=그러나 무선데이터통신업계에는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관련업계의 주장이다.
이동전화사업자들이 고속통신에 주력하고 무선데이터통신사업자들은 저속 텍스트 위주의 통신서비스를 하도록 영역이 구분돼 있지만 PDA 서비스에서는 저속 데이터 통신영역에서 이뤄지던 사업 대부분을 포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무선데이터통신사업자들은 저렴한 가격으로 텍스트 위주의 증권정보 검색, 주식거래 서비스 등을 제공해 왔다. 그러나 PDA를 통해 컬러로 다양한 정보가 서비스되는데다가 서비스사업자들이 파격적인 할인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가격경쟁력마저도 잃게 되기 십상이다.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
조윤아기자 forang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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