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제휴는 디지털가전분야의 다른 어떤 회사와의 협력보다 밀접한 것입니다. 삼성전자와의 협력은 우리가 추구하는 e홈 전략을 실현하는 데 필수적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 빌 게이츠 회장은 삼성전자와의 제휴가 세계 디지털가전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지난 2월 동계 CES에서 두 회사가 제휴의 기초를 마련한 후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했기 때문에 조만간 그 결과물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제휴를 추진한 이유는.
▲우리의 e홈 비전과 삼성전자의 디지털라이프 비전은 일맥상통한다. 양사가 추구하는 것은 사용자에게 편리함과 즐거움을 제공하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하드웨어 기술력과 우리의 소프트웨어 기술력이 더해지면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번 제휴는 닷넷 전략과 어떤 관계가 있는가.
▲닷넷은 마이크로소프트의 핵심적인 전략이다. 그동안 사용자들은 서로 다른 플랫폼때문에 소프트웨어와 데이터를 활용하는 데 제약을 받아왔다. 닷넷은 인터넷을 플랫폼으로 만들어 어떤 소프트웨어나 데이터에도 접근해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e홈은 닷넷 전략이 일반가정에 구현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와 국내에 미디어센터를 설립할 것인가.
▲아직 구체적으로 말할 단계가 아니다. 현재 삼성전자는 미국 연구소를 갖고 있다. 한국에 미디어센터를 설립할 것인지에 대해 협의를 할 것이다.
―한국통신에 대한 투자는.
▲오늘은 투자를 말하는 자리가 아니다. 하지만 한국의 초고속인터넷 성장은 주목할 만하다. 우리의 소프트웨어를 지원하는 인프라에는 언제나 관심를 갖고 있다.
―삼성전자와 엑스박스에 대한 협의는 없었는가.
▲아직 엑스박스에 대한 한국내 전략이 나오지 않았다. 현재 협력사를 모색중이다. 엑스박스는 인터넷 표준 프로토콜을 지원하는 제품으로 디지털가전의 일원이다. 양사가 개방형 표준을 지향하기 때문에 협력의 여지는 있다고 본다.
―가트너그룹의 IT기업 감소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시장상황은 분명히 어렵다 하지만 대형업체의 협력으로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이미 인터넷 거품은 상당히 빠졌고 이제는 기술과 자금을 갖고 있는 대형업체가 시장을 주도해 나갈 것이다.
◇빌 게이츠 회장 방한 일지
마이크로소프트 빌 게이츠 회장은 지금까지 일곱차례 우리나라를 찾았다. 지난 89년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했으며 94년에는 전자신문의 초청으로 우리나라에 왔다. 그후 99년을 제외하고 95년부터는 매년 한차례 이상 우리나라를 찾았다.
빌 게이츠 회장은 세계 정보기술(IT)업계의 이슈메이커답게 방한할 때마다 상당히 큰 화제를 불러모았다. 빌 게이츠 회장의 97년 방한은 이미지 제고의 기회였다. 빌 게이츠 회장은 97년 서울과학고등학교를 방문해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하고 PC를 기증했다.
이어 98년에는 본격적으로 국내 IT산업에 대한 진출 확대를 꾀했다. 빌 게이츠 회장은 98년 방한 당시 김대중 대통령을 예방해 국가정보망 조기 구축과 IT분야 투자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교환했다.
빌 게이츠 회장의 지난해 방한 때는 무선솔루션분야에서 삼성전자와 제휴를 맺었으며 법무부가 추진하는 ‘비행 청소년·저소득 서민층 정보화 사업’을 함께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방한은 지금까지와 달리 보다 구체적이고 공격적인 협력결과를 이끌어내 눈길을 끈다. 빌 게이츠 회장은 24시간에 불과한 방한기간에 김대중 대통령과 전자정부에 대한 의견을 나눴으며 삼성전자와 디지털가전에 대한 제휴를 맺었다. 또 한빛은행과는 닷넷 전략이 구체화되는 모바일업무시스템 도입을 이끌어냈다. 또 한국통신·LG전자·주택은행 관계자와도 협력방안을 모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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