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계 곳곳 충돌 `윈윈`해결 급하다

 최근 중계유선방송과 케이블TV방송국(SO), 위성방송, 지상파TV 방송 등 방송계가 각종 현안을 놓고 곳곳에서 충돌하고 있어 이대로 가다가는 방송계 전체가 엄청난 혼란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같은 혼란을 막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고 양측 모두 살아나갈 수 있는 대화와 타협이 시급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방송계 쟁점사항=방송계는 지금 전환SO와 기존SO, SO와 위성방송, 지상파와 위성방송 등이 서로 대립하면서 각자의 이해관계를 놓고 서로를 비난하는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

 최근 가장 큰 이슈는 본 방송 서비스를 불과 3개월 남겨둔 한국디지털위성방송이 SO와 지상파 TV 지역방송사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갈등이다.

 SO업계는 공시청 유선방송(SMATV)과 수신기 보조금 지급 등에 대해 강한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위성방송측이 SMATV를 이용해 방송을 송출하는 것은 기존 케이블TV의 사업 영역을 침해한다는 주장이다. 그리고 수신기 보조금은 공정거래를 위반한 것이라며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또 지상파 TV 방송사의 경우 위성방송측에서 지상파 방송을 재전송하는 것에 대해 지역 방송국들의 입지가 흔들릴 것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밖에 올해 초 SO로 전환한 중계유선방송사와 SO의 법정공방도 아직 끝나지 않고 있다. 이밖에 일부 SO와 프로그램공급업자(PP)들도 프로그램 사용료 미납문제로 팽팽히 맞서고 있는 상태다.

 이에 따라 방송계에서는 이대로 가다가는 케이블TV는 물론이고 위성방송도 모두 엄청난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는 우려의 소리가 높다.

 ◇해결방안은 없나=방송계가 각종 현안으로 시끄럽게 되자 방송위원회는 지난 9일과 11일, 16일 등 3차에 걸쳐 SMATV, 위성방송 채널운용방안, 위성방송의 지상파 재전송 등 세가지 현안을 놓고 업계와 전문가가 함께 참여한 ‘매체간 균형발전을 위한 전문가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비공개로 진행됐으며 여기에서 나온 내용들을 정리해 이달 안에 공청회도 개최할 계획이다.

 현재 SMATV 문제는 위성방송 측이 케이블TV 측과 함께 SCN협의체를 구성키로 함에 따라 어느정도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케이블 측에서는 ‘위성방송이 SCN과 함께 SMATV를 병행하려 한다’며 SMATV를 완전히 포기하기 전에는 더 이상 협력이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이다.

 또 수신기 보조금 지급 문제도 위성방송과 케이블TV가 상반된 입장에서 서로 한치도 물러서지 않고 있어 쉽게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밖에 SO업계가 중계유선방송의 SO전환에 대해 방송위원회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진행하고 있어 이 문제도 어떤 결론이 내려질지 관심사다.

 SO업계는 방송위가 중계유선의 SO전환에 앞서 SO들이 자체전송망을 갖추도록 하고 중계유선의 불법방송을 근절시켜야 하는데 이같은 전제조건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SO업계는 이같은 조건이 받아들여진다면 소송을 취하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방송위가 조건을 들어주기에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바람직한 해결방안=방송계에서는 현재 복잡하게 얽혀 있는 방송계 현안들을 한꺼번에 해결하려 들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많다. 성급하게 문제를 해결하려다 보면 오해가 커질 수 있고 문제가 더욱 복잡해 진다는 것이다. 또 상대방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SO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의 경우 문제가 생기면 업계 관계자와 공무원, 전문가 등이 참석한 가운데 며칠이고 계속 회의를 진행한다”며 “업계와 정부가 서로 한발씩 물러서 상대방에 대해 철저히 이해한 다음 모두가 잘 될 수 있는 ‘윈윈’의 해결방안을 찾아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억기자 be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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