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데이터방송은 기회의 땅

 ◆김선기 펜타미디어사장 sean@pentamedia.com

  

 이제 본격적으로 디지털방송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디지털방송의 장점은 단지 좋은 화질뿐만 아니라 양방향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지금까지 TV는 바보상자라고 불려왔다. 하지만 디지털방송이 구현하는 양방향 서비스의 핵심인 데이터 방송은 지금까지의 바보상자를 우리 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생활의 도구로 탈바꿈시킬 것이며 이로 인해 우리의 생활 방식과 주변 산업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드라마를 보던 중 주인공의 약력이 궁금하다든지 입고 있는 옷과 액세서리를 어디서 구입할 수 있는지 등등 궁금증을 즉석에서 해결해 줄 뿐 아니라 간단한 리모컨 조작으로 구매도 할 수 있게 해준다. 또한 홈뱅킹·온라인 게임·VOD 서비스·e메일·인터넷서핑·방송프로그램가이드(EPG) 등을 비롯해 개인의 취향에 맞는 맞춤 채널 구성 등 그 활용 영역이 무궁무진하다.

 이처럼 데이터방송이 시작되면 방송서비스는 지금까지와는 180도 다른 모습으로 옷을 갈아입게 된다. 특히 통신서비스를 통해서만 체험할 수 있었던 다양한 양방향 서비스를 TV화면을 통해 그대로 보고 듣게 된다는 점이 중요하다. 방송이 통신을 끌어안게 되는 것이다.

 기존의 통신 서비스에서 인기있는 콘텐츠는 커뮤니케이션·커뮤니티·뉴스·엔터테인먼트 등이었다. 그러나 데이터방송의 도래와 함께 방송이 통신서비스를 끌어안게 되면 통신이 우위를 점할 수밖에 없는 커뮤니티 및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를 제외하고는 방송에 뺏길 가능성이 농후하다.

 통신관련 솔루션 및 기기를 개발해온 업체들은 이 점에 주목해야 한다. 즉 통신기능을 방송서비스에 접목시키는 데서 시장을 찾아야 한다는 얘기다. 데이터방송이 시작된다고 해서 통신시장이 축소되지는 않겠지만 양상은 분명 달라질 것이다. 특히 뉴스나 엔터테인먼트 등의 서비스와 통신기기개발에만 매달려온 업체들은 서둘러 방송과의 접목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물론 걸림돌이 적지 않다. 알만 한 이들은 다 알듯이 방송관련 산업만큼 진입장벽이 높은 곳도 없다. 대부분의 장비와 솔루션들을 유럽·일본·미국 업체가 독차지하고 있어 우리나라 기업들이 비집고 들어갈 여지가 작은 것이 사실이다. 미국의 경우 방송사업자가 장비업체 및 서비스업체와 손잡고 자신들만의 아성을 구축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앞으로 전개될 데이터 방송시대에는 기존 방송사업과는 다른 판이 펼쳐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방송과 통신이 융합되면서 새로운 기술과 새로운 사업방식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우선 경쟁력 있는 분야에서 출발하자. 우리나라는 자타가 공인하는 인터넷 및 위성 수신기 분야의 강국이다. 데이터 방송이 원활히 이뤄지려면 통신분야에서의 탄탄한 기술력이 요구된다. 현재까지 우리가 축적한 경험과 지식만으로도 데이터방송 분야에서는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얘기다.

 데이터 방송에서는 기존의 단방향 방송프로그램을 양방향이 가능하도록 해주는 솔루션이 요구된다. 방송용 콘텐츠, 이를 제작할 시스템, 송출용 장비, 송출된 프로그램을 제대로 수신하게 해주는 SW(미들웨어), 수신기 등 구석구석에 통신서비스 기술이 적용된다. 통신관련 기술업체들에 방송은 생소한 영역이긴 하지만 아직까지 전세계 모두가 데이터 방송 초기인 관계로 이 분야에는 절대 강자가 없으므로 가능성은 크다.

 이미 정보통신부 등 정부 차원에서도 데이터 방송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이의 구현을 위해 유럽방식의 DVB-MHP(Multimedia Home Platform)를 표준으로 선정, 업계의 데이터방송 준비를 독려하고 있다.

 위성 수신기 분야에서 쌓아온 우리의 명성을 수성하고 저가 공세로 우리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는 대만과 중국 업체들을 따돌리기 위해서라도 양방향 데이터방송 솔루션 및 수신기 개발에서 앞서가는 모습을 보여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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