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하나의 그래픽카드로 두 대 이상의 디스플레이 장치를 쓸 수 있는 듀얼 디스플레이 그래픽카드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대개 컴퓨터 작업은 하나의 모니터로 하지만 그래픽 디자인이나 전자출판처럼 넉넉한 화면 공간이 필요한 작업도 적지 않다. 모니터 두 대를 연결해 한쪽 모니터로는 인터넷 서핑을 하고 다른 모니터로는 영화를 감상하고 싶은 사용자도 있다. 이러한 사용자의 요구를 수용한 제품이 듀얼 디스플레이 그래픽카드다.
듀얼 디스플레이 그래픽카드의 원조는 매트록스의 G400이다. 99년 등장한 G400은 듀얼헤드라는 기술을 이용해 듀얼 디스플레이 그래픽카드를 구현했다. 그 후 엔비디어, 레이디언 등 유명 그래픽 칩세트 회사가 듀얼 디스플레이를 지원하는 칩세트를 출시하면서 듀얼 디스플레이 그래픽카드 시장은 경쟁 체제가 만들어졌다.
이번 벤치마킹은 듀얼 디스플레이 그래픽카드 3종을 분석한다. 시장의 인기도와 품질을 감안해 테스트 제품을 선정했다.
이번 테스트는 크게 3가지 분야로 나누어 실험을 진행했다. 첫 번째는 듀얼 디스플레이 그래픽카드의 특성이 얼마나 잘 살아있는지를 알아보았다. 각각의 그래픽카드마다 고유의 특성을 알아보고 특히 까다로운 운용체계인 윈도2000에서의 성능도 함께 알아본다.
두 번째는 2D 성능이다. 듀얼 디스플레이카드를 쓰는 이들은 대부분 2D 성능을 중시하는 그래픽작업 등을 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최근의 그래픽카드 성능이 발전하면서 모두 2D 성능이 뛰어나기는 하지만 2D의 성능 차이는 분명히 나기 마련이다.
마지막으로는 3D 성능이다. 아무리 듀얼 디스플레이 그래픽카드의 다른 기능들이 뛰어나다고 해도 3D 성능 역시 무시하지 못한다. 일반적인 3D게임 성능보다는 3D활용 그래픽 성능에 무게중심을 두고 실험을 진행했다. 여기에 덧붙여 그래픽카드의 멀티미디어 성능을 평가했다.
여러 가지 테스트를 통해 듀얼 디스플레이 그래픽카드의 특성과 성능을 알아보았다. 세 가지 제품 모두 만족스러운 평가를 내릴 수 있지만 그 가운데서 굳이 가장 좋은 제품을 꼽는다면 ATI 레이디언 VE를 추천한다.
모든 항목에서 최고 점수를 받지는 않았지만 가장 균형이 잡힌 성능을 보였다. 2D와 3D 성능 모두 만족스럽다. 여기에 ATI 특유의 화사한 색감과 멀티미디어 활용성을 한껏 높인 것 역시 높은 점수를 받기에 부족함이 없다. 한마디로 가장 균형잡히고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듀얼 디스플레이 그래픽카드다. 값도 저렴해 부담을 덜어준다.
2차 출력 램댁을 칩세트 안에 내장해서 1차, 2차 출력에 따른 화질 차이가 거의 없고 DVI단자를 기본으로 갖춰 최근 관심이 늘고 있는 17인치 이상 LCD와의 연결에도 무난하다. TV아웃 역시 단자를 따로 갖춰 지원한다. 일반 CRT, LCD, TV 등 연결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는 모두 쓸 수 있는 셈이다. 특히 DVI를 비롯한 모든 디스플레이 장치를 1차, 2차 출력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다는 것 역시 큰 매력이다.
문제라면 아직도 불안한 윈도2000의 드라이버다. 윈도2000이 출시 이후 ATI의 드라이버 지원은 언제나 문제다. 또 오버레이 영역 확대 기능이 없는 것도 아쉽다.
G550은 듀얼 디스플레이 그래픽카드의 원조라는 이름에 걸맞은 다양한 기능이 장점이다. 여기에 TV와 DVD 출력 지원은 가장 확실하다. 기본 출력을 DVI로 정한 것은 시대의 흐름을 제대로 읽은 포석이다. 물론 어댑터를 써서 D-Sub 방식으로 출력할 수도 있다. 특히 까다로운 윈도2000의 듀얼 디스플레이 기능을 제대로 지원한다는 것도 윈도2000 사용자에게는 매우 반가운 일이다. TV만을 두 번
째 모니터로 하려는 사용자에게 가장 알맞은 제품이다.
다만 이 제품이 챔피언 벨트를 후발주자인 레이디언 VE에 넘긴 몇 가지 치명적 이유가 있다. 첫째는 3D 성능이다. 물론 G550은 3D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제품이 결코 아니다. 하지만 최신 그래픽카드의 3D 성능이 이 정도라면 결코 살아남기 힘들다. 테스트 대상 제품 가운데 유일하게 하드웨어 T&L 같은 3D 지원 기능이 빠져있는 것이 단적인 예다.
듀얼 기능 역시 원조답게 쓰기 편하고 강력하기는 하지만 후발주자의 다양함을 감당하기에는 힘에 부친 모습을 보인다.
지포스2 MX의 경우 후발주자답게 쓸 만한 기능을 골고루 갖추고 있다. 다만 G550이나 레이디언 VE에 비해 듀얼 디스플레이 장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준다. 다른 제품과는 달리 2차 램댁을 따로 달아야 한다. 여기에 TV아웃이나 DVI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추려면 역시 칩을 따로 달아야 한다. 비록 LCD모니터에서 더욱 좋은 화면을 보여주는 DVC기능을 갖추기는 했지만 아무래도 화질 좋기로 소문난 매트록스나 ATI의 색감을 따라잡기는 역부족이다. 물론 2D, 3D 모두 속도만을 따진다면 따라올 제품이 없다.
다만 비디오 2000 테스트 결과에서 볼 수 있듯 멀티미디어 기능이 취약하다는 것이 큰 약점이다. 듀얼 디스플레이 그래픽카드를 갖추는 이들이 대부분 멀티미디어에 큰 관심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매트록스 G550
듀얼 디스플레이 그래픽카드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매트록스가 가장 최근에 선보인 제품이다. 매트록스는 뛰어난 2D 화질과 강력하고 다양한 멀티미디어 기능을 바탕으로 마니아 계층을 만들던 회사다. 하지만 그래픽카드 시장의 무게중심이 2D에서 3D로 넘어가면서 예전 같은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 제품은 매트록스에서 거의 1년여 만에 내놓은 신제품이다. 지포스3나 레이디언 8500 같은 고성능 3D 그래픽카드는 아니다. 3D 성능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제품은 아니지만 3D 성능에서 경쟁제품은 물론 이미 오래 전에 선보였던 G400맥스보다도 결코 빠르지 않다는 점은 조금 문제가 있다.
원조라고 할 수 있는 매트록스의 듀얼 디스플레이 그래픽카드 만드는 솜씨는 아직 녹슬지 않았다. 듀얼 디스플레이 기능을 위해 따로 달아야 하는 세컨더리 램댁을 칩세트 안에 같이 담아 노이즈를 줄이고 제조공정도 단순화했다. 상대적으로 드라이버 역시 안정적이고, 듀얼기능을 쓰는 데 약간의 제약이 있던 윈도2000 환경에서도 모든 성능을 십분 발휘한다. 특히 DVI 단자를 1차 출력으로 정한 것이 눈길을 끈다.
또 하나 특이한 점은 3D 온라인 커뮤니티 기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소프트웨어적으로 사용자의 얼굴을 3D 이미지로 변환해 온라인 메신저에서 전달하는 것이다. 자신의 얼굴을 가진 아바타가 화면에서 얼굴근육까지 움직이며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을 보면 신기하다.
◆히드라 비전(Hydra Vision) ATI 레이디언 VE
다른 제품과 가장 구별되는 이 제품의 특징은 디지털 디스플레이에 대한 적극적인 배려이다. 레이디언 VE에서는 1차 출력이나 2차 출력의 의미가 따로 없다. 꼽히는 순서에 상관없이 드라이버에서 출력순서를 지정할 수 있다. DVI를 갖추고 따로 램댁을 갖추지 않은 것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일부 제품처럼 따로 램댁이 필요 없어 제조단가를 낮출 수 있으며, 두 개의 램댁에 의한 화질차이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DVI 최대 해상도는 1280×1024로 비교적 높은 편이다.
레이디언 VE의 칩세트는 하나이지만 그래픽 가속엔진은 두 개다. 기본적으로 멀티 디스플레이 환경을 갖춘 것이다. 따라서 프라이머리에 모니터를 연결하지 않고 D-Sub단자에만 모니터를 연결하더라도 그래픽카드의 바이오스에서 스스로 알아차려 작동하는 재주를 갖췄다. 대부분의 멀티 디스플레이 그래픽카드가 갖추지 못한 기특함이다.
레이디언 VE는 TV출력을 위한 S-VHS아웃 단자를 갖췄다. 이렇게 보면 TV를 포함해서 모두 3개까지의 디스플레이 장치를 연결할 수 있지만 실제로 한번에 같이 출력되는 디스플레이 장치는 두 개로 제한된다.
레이디언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카리스마 엔진은 갖추지 못한 것은 이 제품이 3D에 그다지 중점을 두지 않은 모델임을 잘 알게 해준다. 메모리 버스 대역폭 역시 기존 레이디언의 128비트가 아닌 64비트다.
◆트윈뷰(Twin View) 엔비디아 지포스2 MX
이론의 여지없이 시중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그래픽카드는 지포스 계열의 제품이다. 칩세트 제조사인 엔비디아에서 칩세트만을 공급하고 완제품은 각각의 그래픽카드 제조사에서 선보이는 전략을 펼친 덕분이다. 화질은 다른 두 제품보다 뛰어나다고 하기는 어려운 편이지만 엔비디아 특유의 빠른 3D 속도로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는 제품이다.
지포스2 MX 그래픽카드는 코어 클록 175㎒에 메모리 클록 166㎒가 레퍼런스 타입이다. 지포스2 MX의 특징은 형님벌인 지포스2 GTS도 갖추지 못한 몇 가지 기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그 가운데 하나가 듀얼 디스플레이 기능이다.
지포스2 MX는 듀얼 디스플레이 그래픽카드의 후발주자다. 따라서 뭔가 다른 점을 강조해야만 했다. 그 가운데 TV 아웃포트를 따로 갖춘 점이 주목할 만하다. 따라서 이 제품은 모니터와 TV를 함께 사용하는데 편리하다.
램댁 역시 유일하게 칩세트 내장형이 아니다. 다른 제품들은 기본으로 듀얼 기능을 갖춘 데 비해, MX의 경우 이런 약점이 있어 듀얼 기능을 갖춘 제품을 찾아보기가 그리 쉽지 않다. 특히나 DVI단자를 갖춘 제품은 더욱 그렇다.
참고로 지포스2 GTS나 지포스3에도 DVI단자를 갖춘 제품이 있지만 이들 제품은 트윈뷰 기능이 없어 오직 하나의 모니터로만 출력을 할 수 있다. DVI단자를 갖추었다고 해서 모두 듀얼 기능을 쓸 수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듀얼 디스플레이 그래픽카드의 다양한 기능
듀얼 디스플레이 그래픽카드로 만들 수 있는 다양한 디스플레이 환경을 살펴보자.
먼저 멀티 디스플레이 확장 기능이다. 가장 대표적인 듀얼 디스플레이 그래픽카드의 기능으로 단순히 화면을 넓게 쓰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두 가지 모니터의 해상도와 색상 조절을 각각 설정할 수 있다. 가장 기본적인 듀얼 디스플레이 그래픽카드의 기능이다.
다음은 클론(clone) 기능이다. 두 대의 모니터에 똑같은 출력이 이루어지도록 해주는 기술로 프레젠테이션 작업에 주로 이용된다.
세 번째는 줌(zoom) 기능으로 하나의 모니터 화면 특정 부분을 확대해 다른 모니터에 보여주는 기능이다. 그래픽 작업을 할 때 매우 유용하다. 확대해서 보고 싶은 영역을 마우스로 선택하거나 스크롤하면 다른 모니터에 그 부분이 확대돼 나타난다.
네 번째는 오버레이 영역 확대 기능이다. 하나의 모니터에서 실행되는 동영상을 다른 모니터에서 전체 화면으로 나타내는 기능이다. 컴퓨터에 저장된 동영상 데이터를 TV에서 재생할 때 사용되는 기능이다.
마지막으로 가상데스크톱 기능이 있다. 이 기능은 하나의 모니터가 지원하지 못하는 고해상도로 화면을 설정할 때 볼 수 있는 화면 영역과 볼 수 없는 영역을 나눠 마우스 스크롤에 따라 볼 수 없는 화면영역을 볼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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