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에어>모든 길은 영화로 통한다

 영화 ‘엽기적인 그녀’에서 ‘그녀’와 ‘견우’가 처음 만나는 장면은 관객으로 하여금 많은 궁금증을 자아낸다. ‘전지현이 지하철에서 술에 취해 너무도 실감나게 먹은 것을 게워내는 장면은 어떻게 찍었을까’ ‘영화 촬영을 위해 달리는 지하철을 통째로 빌린 걸까’ 등등.

 해답은 다큐멘터리 채널 ‘Q채널’의 ‘영화보다 재미있는 영화 이야기’(화 밤 8시)에 있다. 전지현이 애써 삼켰다가(?) 내뱉는 토사물의 실체는 인스턴트 참치죽. 흔들리는 지하철 바깥에는 정지된 차량 한칸을 마구마구 흔들어대는 스태프의 눈물겨운 노력이 있었던 것이다.

  이 프로그램의 제목처럼 영화에 얽힌 뒷이야기는 때로는 영화보다 더 재미있다. 영화 촬영 현장을 따라잡는 ‘메이킹 필름’에서부터 영화음악, 영화속의 의상, 제작 시스템 등을 엿보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다.

 케이블TV의 다양한 영화 소개 프로그램들은 단순한 재미를 넘어서 각 채널의 특성에 맞는 독특한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개봉 5일만에 관객 100만명을 동원한 우리 영화 ‘조폭 마누라’의 괴력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MBN의 ‘레디고! 씨네펀드’(토 낮 12시)는 그 성공의 원인을 경제 채널의 시각에서 바라본다. ‘가위 하나로 주먹 세계를 평정한 여자 보스 이야기’라는 소재의 특이함 외에도 투자에서부터 마케팅에 이르는 영화산업의 시스템 속에서 답을 찾아보는 것.

 영화속 패션도 매력적인 볼거리다. 동아TV의 ‘패션 인 시네마’(수 밤 10시 30분)는 영화에 등장하는 패션을 테마로 정했다.

 영화 ‘더 셀’에서 파격적이고 현란한 의상을 통해 관객의 눈을 사로잡았던 제니퍼 로페즈가 ‘웨딩플래너’에서 사랑스러운 직업 여성으로 변신하는 과정 등이 전문 디자이너의 해설로 흥미진진하게 소개된다.

 OST의 감동에 흠뻑 빠지고 싶다면 m.net의 ‘시네뮤직’(월 밤 11시)에 채널을 고정하자. 인기 VJ 전지나의 진행으로 영화음악과 뮤지션을 집중 소개하는 이 프로그램은 벌써 2년 넘게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단순히 뮤직비디오를 틀어주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뮤지션별로 참여했던 영화들을 모아 선보이는 등 새로운 시도를 한다는 점이 인기의 비결이다.

 여성채널 SDN TV의 ‘영화 보기 전에’(월 밤 11시)는 ‘여인열전 코너’를 통해 ‘델마와 루이스’ 같은 여성영화들을 집중 조명한다. CTN 역시 배우 방은진이 진행하는 ‘시네마천국’(화 오전 11시)에서 영화에 대한 심도있는 분석을 시도하고 있다.

 MBN 마케팅팀의 이숙로 차장은 “케이블TV들이 채널 특성에 맞는 영화 프로그램을 편성함으로써 시청자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다”며 “다양한 영화 프로그램이 많이 등장하면 국내 영화 관객들의 안목을 높일 수 있고 영화산업 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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