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iztoday.com=본지특약] ‘오도된 애국심에 끌려 저질러지는 해킹은 정당화될 수 없다.’ 미국인들은 조만간 TV와 인터넷을 통해 이같은 주장을 담은 공익 광고를 보게 될 전망이다. 이 광고에는 인터넷을 탄생시킨 주역 중 한 사람이 출현해 인터넷 문화를 어지럽히는 해커들에게 간곡한 호소를 할 예정이다.
해커들 때문에 공익 광고까지 등장하게 된 것은 미국의 일부 해커들이 지난 11일의 테러 대참사에 대한 보복이라며 이슬람 관련 사이트를 상대로 해킹을 잇따라 자행하고 있어 미 연방수사국(FBI)까지 나서 대응책 마련에 나서는 등 골머리를 앓고 있기 때문이다. 이 새로운 공익 광고의 주인공은 바로 인터넷의 아버지로 존경받는 빈트 서프 국제인터넷주소관리기구(icann.org) 감독위원회 의장이다.
서프 의장은 현재 잘 알려진 인터넷 보안 전문가인 패리 아프타브와 함께 TV와 인터넷용 공익 광고를 제작중이다.이들은 편당 15 ∼ 30초 길이의 공익 광고 2, 3편을 준비중이다. 이들은 이 광고를 시작으로 무절제한 해킹의 자제를 호소하는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전개한다는 계획이다. 서프 의장은 “해킹은 어떤식으로든 인류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인터넷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도록 하는 것만으로도 표현의 자유가 확대되고 서로 이해의 폭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혀 무절제한 해킹에 의한 인터넷 질서의 파괴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아프타브 역시 아랍권에 대한 공격을 저지르고 있는 해커들은 “애국심으로 위장한 또하나의 해커에 불과할 뿐”이라고 단호히 말하고 “그들은 미국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겠지만 그 때문에 오히려 양측의 골만 깊어진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해커들이 이번에 돌연 ‘애국심에 사로잡혀’ 새 공격 목표로 삼은 사이트 중에는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반미 정권의 웹 사이트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들은 주로 특정 사이트를 접속불능 상태로 빠뜨리는 ‘서비스 거부(denial-of-sevice)’ 공격이라는 해킹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2월 야후, CNN 등 굵직한 사이트를 공격할 때 동원된 방법이다. 무차별적인 해커들에 맞서 인종간 화합 등 평화를 도모하는 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해커들의 모임인 케이오스 컴퓨터 클럽을 이끌고 있으며 ICANN 감독위원회 위원이기도 한 앤디 뮤엘러 마군은 “파괴적인 해킹의 범람은 국가간의 거리만 멀게 만들 뿐”이라고 지적했다.
<마이클최기자 michael@ibiz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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