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판짜는 PP시장](2)영화

 프로그램공급업자(PP) 시장에서 가장 많은 사업자가 경쟁을 벌이고 있는 장르는 영화 채널이다. 현재까지 방송위원회에 영화 장르로 채널을 등록한 사업자는 16개에 달하며 이중 위성방송 영화 채널로 선정된 PP만도 11개에 이른다.

 PP들이 이처럼 영화 장르에 대거 진출하고 있는 것은 타 장르에 비해 영화에 대한 시청자의 선호도가 매우 높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디지털위성방송(대표 강현두)이 채널 패키지 구성을 위해 실시한 선호도 조사에서 종합영화 장르는 뉴스·스포츠·음악 등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또 그동안 케이블TV 시청률 조사에서 종합영화 채널인 OCN이 대부분 1위를 기록한 것도 영화 채널의 꾸준한 인기를 입증한다.

 이에 따라 PP등록제 실시 이후 m.net·씨넥서스·씨맥스커뮤니케이션즈·미디어앤커뮤니케이션 등이 연이어 영화 채널 등록을 마쳤다.

 장르별로 구분해보면 종합영화 부문에서는 온미디어·m.net 등 복수PP(MPP)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온미디어는 기존에 OCN·HBO 등 케이블TV 종합 영화채널을 운영해 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틈새시장으로 영역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신규 등록한 OCN액션의 경우 개국 한달만에 시청률이 10위권내로 진입하는 등 눈에 띄는 성과를 거뒀다.

 등록제 실시로 M1·M2 등 2개 영화채널을 등록한 m.net은 여성채널인 NTV를 영화 장르로 변경하는 것을 포함해 총 3개의 영화 채널을 운영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m.net은 미국 ‘쇼타임’과 판권 제공 및 외자유치를 추진하는 등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

 MPP들이 안정적인 사업 기반 및 최신 영화로 시장을 공략한다면 단일 PP들은 특화된 장르의 영화로 승부를 건다.

 신규PP인 씨넥서스는 고전영화(시네포에버)·무협영화(아비오) 등 특정 장르의 영화 채널을 일찌감치 준비해 위성방송에 성공적으로 진입했다. 미디어앤커뮤니케이션 역시 제3영화 채널이라는 독특한 장르로 위성방송PP에 선정됐다.

 그동안 안팎의 여론에 밀려 개국이 더뎌졌던 성인영화 채널도 등장했다. 씨맥스커뮤니케이션즈는 ‘플레이보이’의 성인물을 일부 편성한 스파이스TV를 위성방송 유료 패키지에 제공할 예정이다.

 위성방송에 진입하지 못한 영화 채널들은 케이블TV 시장에 사활을 걸었다. 영화 및 드라마 채널을 운영하는 미디어맥스, 고전영화 및 미공개 영화를 대거 편성한 BCN, 아시아 영화를 전문적으로 제공하는 AMC 등이 최근 케이블TV 개국을 마쳤거나 준비중이다.

 이들 PP들은 각각 특화 장르 영화를 중심으로 틈새 시장을 노린다. 한국영화의 경우도 최신물보다는 고전영화들을 다수 발굴, 편성하며 그동안 빛을 보지 못했던 미공개 영화들이 속속 선보일 예정이다.

 이처럼 영화 채널이 대거 등장하면서 위성방송 및 케이블TV 가입자들은 보다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골라볼 수 있게 됐다. 그러나 한정된 시장에서 다수 사업자가 경쟁을 벌이다보니 판권료가 크게 상승하고 케이블TV방송국(SO) 확보를 위한 출혈 경쟁이 벌어지는 등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또 일부에서는 영화 채널에 사업자가 몰리는 현상이 장기적으로 봤을 때 콘텐츠 산업의 고른 발전에 저해할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