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최대 통신사업자 도이치텔레콤(DT http://www.dtag.de)은 총 650억유로(78조원)의 빚을 지고 있다. 이웃나라 폴란드의 총 외채보다도 많은 액수다. 또 이 회사는 올 상반기에만 3억5000만유로(약 4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주가도 계속 폭락해 지난해 3월 100유로에서 최근 10∼20유로선을 맴돌고 있다.
그러나 DT의 CEO를 맡고 있는 론 소머 회장(52)을 만나면 조금도 걱정하는 표정을 읽을 수 없다. 그는 오히려 “그동안 우리가 추진했던 장기발전전략은 옳았다”며 큰소리 친다. 지난 95년 이 회사의 사령탑을 맡은 론 소머 회장이 가장 먼저 착수한 것은 전세계를 커버하는 이통서비스망 구축이다.
론 소머 회장은 이를 위해 이통 자회사 T모바일인터내셔널을 통해 각국 10여개 이통업체들에 잇따라 투자해왔다. 이들이 확보한 가입자수만 3800만명에 달해 영국의 보다폰(8300만명)에 이어 세계 2위를 기록하고 있다.
또 T모바일인터내셔널이 투자하고 있는 업체를 보면 독일에서 약 20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T모바일을 비롯해 영국의 원투원(900만명), 오스트리아의 맥스닷모바일 및 체코의 라디오모바일(각각 210만명), 러시아 MTS(140만명) 등에 고르게 분포돼 있다.
론 소머 회장은 “앞으로 이들이 상승효과를 낼 경우 2∼3년 안에 보다폰으로부터 세계 이통 1위를 넘겨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큰소리 치고 있다.
론 소머 회장은 이를 위해 최근 또 한번 승부수를 던졌다. 미국 5위 이통업체 보이스스트림을 인수·합병한 것. 소머 회장은 “미국의 이동통신업체들은 시대에 뒤떨어진 아날로그 기술에 발목이 잡혀있는데다 1위 업체의 가입자수가 2000만명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우리가 세계 최대 이동통신시장인 미국에서 메이저업체의 하나로 올라서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한번 목표를 정하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밀어부치는 통신 경영자로 유명한 론 소머 회장은 오스트리아 빈대학에서 수학을 공부해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 후 독일 PC업체 닉스도르프와 일본 소니의 미주 및 유럽법인 CEO 들을 거쳐 지난 95년 전격적으로 DT CEO로 발탁됐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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