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관점에서 볼 때 9월 11일 테러는 미국 경제를 1주일 정도 중단시켰다. 완전히 중단되었던 금융시장과 항공업계 이 두 분야는 차치하고라도 미국 경제의 생산성은 극적인 감소를 나타냈다.
특히 자살테러의 혼란과는 별개로 워싱턴과 뉴욕의 비즈니스는 완전히 마비되었다. 구매 주문은 취소되었고 차입은 연기되었으며 우편서비스가 중단됨으로써 계좌로부터의 지급이나 청구는 중단되었다.
순수하게 산술적인 관점에서 보면 한 주는 연간 생산의 2%에 해당하게 된다. 지난 한주 동안 미국이 입은 손실은 추정도 못하고 있다. 그러나 국가적인 생산 감소가 25%에 달해도 우리는 놀라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그 시점에서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절반에 달하는 수준이다.
여기에 덧붙여 지금까지 비교적 약한 곤란을 겪어 왔던 주요한 산업 분야인 항공분야가 이제 여행업계와 함께 몰락의 지경에 직면하고 있다. 테러사건은 침체를 더욱 연장시키고 악화시키는 영향을 줄 수밖에 없을 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면에서도 엄청난 충격을 주었다.
소비자 신뢰나 기업 신뢰는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이 시점에서 누구도 대규모의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려 하지 않고 있으며 단기적인 비용 지출조차도 모험이 되고 있는 것이다.
부분적으로는 경기침체가 그 원인이며 테러사건 역시 그 원인의 한 부분이다. 사람들은 안전을 모색하고 있고 이러한 상황이 침체곡선을 더욱 깊고 장기화할 것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그것을 상쇄할 만한 힘도 있다. 미국 정부는 사실상의 전시체제에 돌입했다. 본토 자체에 대규모 피해가 일어나지 않는 한 전쟁과 침체는 상호 공존할 수 없다. 70년대 이전을 돌이켜보면 국방비 지출이 경제에 활력을 주었던 사실을 떠올릴 수 있다. 대공황을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뉴딜 정책 때문이 아니라 2차 세계대전이었음을 생각해야 한다. 베트남 전쟁 당시 미국의 번영은 전적으로 군비 지출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며 베트남 전쟁은 미국 경제와의 싸움이라는 이론이 대두되었다.
그 사건들은 군비지출의 감소와 경제 성장이 양립할 수 없음을 명백하게 보여 주었다. 동시에 막대한 군비 지출이 경제에 활력이 되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군비 지출 증가는 두 가지로 경제에 작용한다. 첫째는 간단한 케인즈 이론을 근거로 볼 때 정부가 국방비 지출을 늘리면 당연히 고용이 증가하고 소비가 증가한다. 그리고 역사적으로 볼 때 군수 산업이 소비재 산업을 잠식한다면 시중에 늘어난 돈이 몇 안되는 소비재로 몰릴 것이고 결국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험이 있다. 그러나 만약 소비재 산업이 전시 경제 아래에서도 유지된다면 군비 지출은 필수적인 인플레이션을 수반하지 않고 경제활동에 활력을 줄 수 있다.
두번째 순기능은 군비 지출이 주는 파급효과다. 국방비 지출은 주위 상황과 연계되어 첨단 기술의 군수 조달에 초점이 맞춰질 수 있다. 이는 연구 개발을 촉진하여 궁극적으로는 민간 경제의 기술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 군비 지출과 인터넷의 관계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인터넷은 국방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발명된 것이다. 그러한 예는 수백 종류에 이른다. 군비 지출이 경제에 기여하는 효과를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
우리는 이번 전쟁이 두 종류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하나는 전통적인 국방 분야인 항공기와 보병 등 각종 군수 분야에 배치되고 지원하는데 필요한 재화나 서비스의 조달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이번 전쟁이 정보전이 될 것이므로 이를 지원할 첨단 분야의 발전이 있으리라는 것이다. 이런 첨단 분야는 차세대 위성에서 컴퓨터 보안시스템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이번 전쟁에서 많은 비용이 소요될 것이며 장기전이 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또한 이번 전쟁은 내수 산업 부분이나 민간 생산 부분을 크게 침해하지 않으리라는 것도 예상할 수 있다. 이번 전쟁은 내수용 자동차 산업이 멈춰버렸던 2차 세계대전과는 다를 것이다.
미국경제는 그런 제한조치 없이 전쟁의 수행을 지원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번 전쟁에서 막대한 비용이 소요된다 할지라도 그것이 미국 경제를 근본적으로 찌들게 하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의 관점에서 볼 때 미국 경제가 2차 세계 대전 규모의 자극을 필요로 하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이뤄지게 될 군비 지출의 수준은 경제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기에 충분할 것이다. 게다가 지출될 비용의 형태는 경제의 다른 분야에도 상승작용을 일으킬 것이다.
이번 전쟁이 한 달 이내에 종료된다면 우리 예상의 핵심은 경제가 회복기조를 보일 것이라는 것이다. 만약 그 전쟁이 5년 동안 지속된다면 국방비 지출은 지속적인 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다. 그러므로 경제에 대한 우리의 전망은 초기의 판단이기는 하지만 근본적으로 낙관적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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