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테러 쇼크로 중단됐던 뉴욕 증권시장의 거래가 현지시각 17일 재개됐다. 미 증시는 테러 쇼크를 반영하지 않은 상태에서 매매가 중단돼 개장과 함께 폭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됐다. 실제로 미국의 증시가 중단돼 있던 동안 국내증시를 포함한 유럽, 아시아 주요 국가의 증시는 대부분 폭락하며 세계 경제의 위기를 대변하기도 했다.
미 나스닥시장은 결국 재개장일 첫날 6.83%의 하락을 기록, 충격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 미국 기업과 증권사·정부 등이 주가하락을 막기 위해 보여준 노력과 공감대는 ‘뜬 구름 잡기식’의 우리 대처방식과는 달랐다. 또 이런 노력이 첫날 뉴욕시장이 당초 예상됐던 10%대 이상의 폭락을 막았다는데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공감하고 있다.
개장 1시간 전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전격적인 0.5%포인트의 추가 금리인하를 단행,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고자 했다. 제너럴일렉트로닉스(GE)·인텔·시스코시스템스 등 20여개사는 개장과 동시에 자사주를 매입하며 주가 안정을 꾀하고자 했다. 냉정하기로 유명한 메릴린치 등 주요 증권사들도 미국 증시 재개장의 충격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란 다분히 감성적인 보고서들을 쏟아내며 증시의 쇼크를 최소화하는 데 동참했다. 또 이들은 각 지사 및 영업소에 주식매도 자제를 일괄 지시하기도 했다.
또 뉴욕 증시의 재개장 당시 시장중개인들은 미국 증시가 다시 열리는 것을 축하하는 함성과 박수를 보냈다. 장마감 후에는 시장 관계자들이 모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미국 증시가 혼란을 이겨내 테러범들에게 응징을 가했다는 표시를 했다고 한다. 초유의 테러사태에 따른 경제부문의 충격을 상당 부분 막아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와는 대조적으로 코스닥시장과 거래소시장은 미국 테러쇼크 이후 4일간 각각 25%와 15%의 하락률을 보였다. 증권사 사장단이 모여 ‘매수 우위’를 결의했고 정부가 나서 증시안정대책펀드를 구성·자사주 취득한도 확대 등 다양한 대처 방안을 내놓았지만 ‘백약이 무효’였다. 실제 일부 기관들은 보유 주식의 ‘손절매’에 나서며 자사의 위험을 줄이기에 급급했다. 대다수 개인들은 정부가 나서 증시대책을 마련할 때마다 주가가 떨어졌다는 학습효과를 경험한터라 주식을 내다팔기에 바빴다.
여기서 국내 증시안정대책의 잘잘못을 가리자는 것은 아니다. 다만 ‘시장원리’를 가장 강조하고 있는 미국이 경제부문에서 테러 쇼크 극복을 위해 합심하는 모습은 여러 비난에도 불구하고 미국을 세계 강국으로 인정하게 하는 요소라는 생각이 들었다.
<증권금융부·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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