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심으로 부상한다.’
컴퓨터 및 정보통신(C&C)을 근간으로 하는 IT분야에 진출한 여성 CEO들의 활동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들 여성 CEO는 IT산업의 핵심인 컴퓨터·소프트웨어 및 통신 분야에서 탁월한 사업수완을 발휘하고 있으며 시장과 관련업계를 주도하는 메이저그룹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C&C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여성 CEO들은 SW분야 200여명을 비롯해 300명 안팎으로 추산된다. 물론 C&C분야 전체 CEO의 3∼4%에도 못미치는 미미한 수치다. 하지만 이같은 외형적인 통계에 비해 여성 CEO들의 실질적인 활동이나 업계에서 차지하는 위상이나 영향력은 상당히 높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국내 대표적인 벤처기업이자 인트라넷산업을 이끌고 있는 버추얼텍이나 XML·EDI 분야에서 입지를 굳히고 있는 이포넷, 국내 EAI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팁코소프트웨어와 웹메소드코리아, 새로운 광네트워크 솔루션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케이텍정보통신, 유무선 및 인터넷망 통합서비스 시스템의 강자로 부상하고 있는 베리텍 등 쟁쟁한 IT기업들이 바로 여성 CEO에 의해 만들어지고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또한 대부분 5명에서 10명 안팎의 소규모로 꾸려가는 다른 업종과는 달리 IT분야에는 30명 이상의 중소기업도 심심찮게 눈에 띄며 버추얼텍의 경우는 이미 직원수가 100명을 넘어섰다. 사업 아이템도 단순한 아이디어 기반이나 소프트한 분야보다는 고난도의 요소기술을 기반으로 한 핵심 IT분야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이들 여성 CEO의 업계 영향력을 가늠케 한다.
이처럼 IT업계에서 여성 CEO들의 활동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은 무엇때문일까. 다른 전통적인 산업에 비해 IT산업의 여성 진입장벽이 비교적 낮아 공정한 경쟁이 가능했던 환경 측면과 비교적 IT에 일찍 눈을 뜬 1세대 여성 IT전문가들이 10년 이상 꾸준히 한 분야만 파고들면서 나름대로 입지를 구축해온 주체역량 측면에서 해석이 가능하다. 또한 다른 분야에 비해 IT분야 여성 CEO들은 해외 유학이나 연수를 통해 능숙한 외국어 실력과 글로벌한 감각을 갖고 있으며 엔지니어로서의 IT전문성과 체계적인 경영수업을 통한 경영자로서의 자질까지 겸비하는 등 최고의 엘리트집단을 구성하고 있는 점도 특징이다.
그렇다면 IT업계를 이끌고 있는 대표적인 우먼파워는 누구일까. 닥터리키즈랩 이현순 사장(52), 케이텍정보통신 권철규 사장(49), 메텔 김의숙 회장(49), 트윈선코리아 김옥례 사장(46), 코윈솔루션 최춘자 사장(40), 한국트래블텔레콤 원은성 사장(40) 등은 40∼50대 그룹을 주도하고 있는 IT분야 1세대 여성 CEO들로 자주 거론된다. 대구에서 어린이 교육을 위한 콘텐츠 및 솔루션 개발업체인 닥터리키즈랩을 운영하고 있는 이현순 사장은 계명문화대 유아교육과 교수를 겸임하고 있는 등 유아교육 전문가로 유명하다. 유아교육학회·아동학회·교육공학회 등에서도 활동하고 있으며 미국·일본 등으로 콘텐츠 수출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메텔의 김의숙 회장은 소스텔·메텔·원우마이크로시스템 등 3개의 IT회사를 이끌고 있는 여장부로 차이나유니콤에 광중계기 1만대를 수출하는 등 해외시장에서도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여성경영자총회 회장, 중소기업협동중앙회 여성중소기업인 위원 등으로 활동하는 등 대외활동에도 적극적이다.
지난 94년부터 네트워크장비사업을 벌여오다 98년 케이텍정보통신을 설립한 권철규 사장은 최근 차세대 광네트워크 솔루션인 FITH(Fiber In The Home) 기술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는 여성 CEO다. 97년 트윈선코리아를 설립한 김옥례 사장은 트윈선저팬으로 일본에서 이미 그 실력을 인정받고 있으며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트윈선과 더불어 한미일 3국을 잇는 e브리지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한국트래블텔레콤의 원은성 사장은 98년부터 160개국 현지통신업체와의 제휴로 양질의 휴대전화 로밍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지난 5월에는 자동차 경매사이트 업체인 이노스테이션을 설립하는 등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최춘자 사장은 부산경상대학 유아교육과, 고려대 경영대학원 등을 졸업하고 93년 코윈솔루션을 창업해 사업가로도 수완을 인정받고 있다. 정보시스템 감리, e러닝시스템, IT프로젝트 엔지니어링, CMM 및 SPICE 컨설팅 분야 등에 사업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베리텍 한미숙 사장(39), 이포넷 이수정 사장(37), 아이티솔루션 정성자 사장(37), 버추얼텍의 서지현 사장(36), 아이비즈텔 고희재 사장(36)은 여성 CEO 그룹에서 허리역할을 든든하게 해내고 있는 2세대 여성 IT전문가들로 전문성과 연륜을 겸비한 것이 특징.
베리텍 한미숙 사장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15년간 연구생활을 거친 베테랑급 IT전문가다. 지난해 1월 창업한 이후 유무선, 인터넷망 통합서비스 시스템과 응용 솔루션으로 성장성을 인정받고 있으며 차세대 네트워크 포럼 운영위원 등 대외활동도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
올해로 10년째 경영자의 길을 걷고 있는 서지현 사장은 IT분야 여성경영인으로서는 상당히 오래된 연륜을 갖고 있다. 부산 출생으로 홍익여고와 연세대 전산학과를 졸업하고 91년 아이오시스템을 설립한 후 탁월한 시장감각과 연구능력으로 현재 버추얼텍을 인원 110명에 연간매출 100억원 이상의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99년에는 미국에 버추얼텍USA을 설립해 해외시장에서도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으며 국내 대표적인 벤처 신지식인으로 꼽히고 있다.
XML·EDI 솔루션 전문업체인 이포넷의 이수정 사장은 서강대 전자계산학과를 졸업하고 대영전자와 동진정보통신을 거쳐 95년 이포넷을 창업, 여성 CEO로 맹활약하고 있다. 특히 군수업체인 대영전자에서 여성 연구원 1호로 뽑히기도 했으며 동진정보통신에서는 국내 최초로 EDI시스템을 개발하는 등 발군의 실력을 발휘한 경력의 소유자다.
아이티솔루션의 정성자 사장은 사업뿐만 아니라 한국여성벤처협회 이사, 일하는 e여성의 모임 이사, 여성정보화포럼 운영위원으로, 또 칼럼니스트 및 필자로 다방면에서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동국대학교 전자계산학과를 졸업하고 팍스컴 오토메이션 POS개발팀을 시작으로 포스데이타 포스서브IP 담당, 언어공학연구소 DB개발 담당 및 마케팅 총괄팀장을 거쳐 98년부터 경영자의 길을 걷고 있다.
고희재 사장은 지난해 10월 인터넷콜센터 ASP벤처기업인 아이비즈텔을 설립한 새내기 여성 CEO다. 서울대 계산통계학과를 졸업하고 삼성전자 연구실 SW 개발, 네트워크사업부에서 해외수출 및 신규사업 기획 담당, 99년 삼성전자 벤처투자팀 투자심사역을 담당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EAI업계를 이끌고 있는 팁코소프트웨어 최마리아 사장(33)과 웹메소드코리아 하혜승 사장(33)은 30대 중반의 그룹을 형성하고 있는 여성 CEO의 대표주자로 해외파 출신의 외국계업체 지사장이라는 점에서 독특하다. 올해 외국계 IT업체로는 처음으로 여성 지사장 1·2호를 기록해 화제가 되고 있는 이들 두 사람은 외국 유수의 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해 엔지니어로서의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 경험을 갖고 있으며 외국어에 능통한 등 최고의 여성 엘리트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온디맨드소프트 채은미 사장(29)과 Si123 류지영 사장(30)은 새롭게 떠오르는 신세대 여성 CEO들이다. 3차원 의료영상을 아이템으로 사업을 벌이고 있는 채은미 사장은 영남대 기계공학과에서 학사·석사·박사를 모두 마친 재원으로 각종 SW 공모전 및 경연대회에 참가해 10여건에 이르는 화려한 수상경력을 자랑하고 있다. 류지영 사장은 서강대 경제학과 학사·석사를 마치고 LG증권 리서치센터, 환은경제연구원 연구원 등을 거쳐 창업의 길에 들어섰다.
<조인혜기자 ih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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