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IT 벤처 기업들이 해외시장에서 효과적으로 마케팅할 수 있는 터전을 만들 겁니다.”
파이슨(http://www.pycn.co.kr)의 박선영 사장(40)은 20년간 소비자 경제학을 공부한 경제학자 출신이다. 그러나 책상물림일 것 같은 학자 출신의 박 사장은 의외로 불혹이 넘는 나이에도 기골이 장대한 젊은 직원들과 발길질을 하며 족구를 즐기는 ‘여걸’이다. 박 사장의 자신감과 호탕함은 고등학교 시절까지 스케이팅과 탁구, 육상 강원도 대표선수를 지낸 운동으로 다져진 체력과 대학시절 캠퍼스를 누비던 ‘대학가수’의 끼가 밑바탕됐기 때문이다.
“저는 원래 운동에 소질이 있어 운동선수를 권유받았지만 공부도 워낙 잘해 공부하기로 맘 먹었다”고 말하는 박 사장의 말은 자신감이 흘러 넘친다. 자신감 넘치는 그녀의 말만큼 박 사장의 꿈도 크고 야무지다. 박 사장의 꿈은 기술력이 뛰어난 한국 벤처기업이 해외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다리’가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 벤처기업들은 기술력은 있지만 마케팅의 M자도 모릅니다. 일단 어떤 경로를 거쳐 수출하고 나면 더 이상 진전이 없어요. 일회적인 수출은 기업의 성공에 전혀 도움이 되질 않죠. 정부 주도 수출전략도 일회적이긴 마찬가집니다. 정부도 IT 벤처기업의 성공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파이슨과 같은 마케팅 회사에 힘을 실어줘야 합니다.”
그녀가 주장하는 소비자 중심의 마케팅은 시장을 정확히 이해하고 이를 제품에 반영해 판매의 연쇄고리를 만드는 것. 그러나 국내벤처들은 원리는 알더라도 현지 시장조사를 할 만큼 돈도 없고, 인맥도 없고, 기회조차 없다. 현지 시장조사는커녕 외국 컨설팅사로부터 받는 자료도 수백만원인 탓에 인터넷에 올려진 목차에 만족하는 기업이 한둘이 아니다. 이러한 안타까운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올해 초 박 교수는 파이슨의 사장이 됐다. 스스로 판매 연쇄고리의 동력이 되기 위해서다.
박 사장은 올 11월부터 정보통신대학원(ICU)에서 벤처경영인을 대상으로 마케팅 강의도 맡는다. 그는 이 자리에서 국내 벤처 창업자들을 대상으로 효과적인 마케팅 방법에 대한 실무 위주의 강의를 할 계획이다.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마케팅은 기업이 좋은 실적을 거둘 뿐 아니라 기술을 발전시키는 초석이 된다는 게 박 사장의 논리다.
박 사장은 우선 사업초기 국내 IT 벤처의 물건을 사줄 인맥을 만드는 일에 몰두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 국내 IT 제품을 수출하기 위해서 젊은 직원들과 함께 미국·중국·중동 등의 지역 핵심인물을 만나며 명함을 뿌렸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파이슨은 올 하반기부터 미국 LA 중심가 유명 쇼핑몰에 국내 IT기업의 제품을 상설 전시하는 부스를 마련, 벤처업체의 제품을 소개할 예정이다.
박 사장은 이를 발판으로 앞으로 5년 내에 미국 전역과 중동과 동남아 지역으로 교류지역을 확대한다는 야심찬 계획도 세웠다. 이를 통해 국내 IT 벤처 제품이 세계 전역에 믿을 수 있고 사랑받는 제품으로 뿌리 내리게 돕는 것이 박 사장의 꿈이다.
지금은 비록 10명의 정예 부대지만 IT기업을 연결하는 고리가 되는 전문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박 사장의 꿈이 공허하게 들리지 않는 것은 다부진 그녀의 이력만큼 그녀의 열정이 굳기 때문이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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