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한국통신, `테러장 희비`

 국내 통신서비스주의 대표주자인 SK텔레콤과 한국통신이 ‘테러’ 장세속에서 엇갈린 행보를 보여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17일 주식시장에선 SK텔레콤이 7000원 상승한 21만1000원으로 마감된 반면 한국통신은 550원 하락한 4만500원으로 마쳤다. 이에따라 SK텔레콤은 미국 테러 후 열린 장이 최근 4일 동안 주식시장에서 선전하며 2050억원의 손해를 봤으나 한국통신은 이 기간에 고전하며 무려 1조9356억원 가량을 잃었다.

 증시전문가들은 SK텔레콤과 한국통신이 향후 전개될 수급상황에 따라 주가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SK텔레콤은 합병 등에 따른 물량부담을 줄일 수 있는 가능성을 높게 평가받고 있는 반면 한국통신은 민영화 등 수급불안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승교 LG투자증권 연구원은 “통신서비스주가 경기둔화와 미국 테러사태를 겪으면서 비교적 영향이 적은 주식으로 부각되는 가운데 수급상황이 주가를 결정짓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며 “특히 SK텔레콤은 자사주를 통해 합병에 따른 물량압박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폭락장에서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이 오는 1월 SK신세기통신에 따른 주당 희석효과 및 유통물량을 줄이기 위해 SK신세기통신 보유주식(68%)을 소각하고 SK신세기통신의 소액주주들에게 지난 5∼6월 매입한 자사주를 교부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용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이 자사주 카드를 통해 자본금을 늘리지 않고 SK신세기통신을 합병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며 “소액주주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자사주 교부도 자사주 소각과 같은 효과를 발휘해 합병에 따른 주당가치 희석효과를 줄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 4월 SK텔레콤의 주가가 16만원대까지 무너지며 바닥을 확고히 다진 것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양종인 동원경제연구소 연구원은 “SK텔레콤이 지난 4월 이후 바닥을 다지고 올라온 게 현 시점에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통신은 내년 6월로 예정된 민영화 물량에 대한 압박부담이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민영화 물량 할인매각도 냉각된 투자심리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양종인 연구원은 “국감 등을 통해 한국통신 민영화 방안이 다시 제기되면서 수급불안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며 “할인매각 가능성까지 언급되면서 주가가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승교 연구원은 “한국통신은 증시상황이 좋지 않을 때마다 물량부담 악재가 주가에 타격을 입히고 있다”며 “정부가 한국통신의 수급차원을 고려한 지분매각 방안을 새롭게 모색하지 않는 한 물량부담은 두고 두고 한국통신의 주가를 억누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SK텔레콤의 최근 강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폭락장에서 ‘나홀로 강세’를 시현, 향후 주가흐름이 부담스럽다는 반응이다. 서용원 연구원은 “SK텔레콤이 기대감만으로 지나치게 강세를 보이고 있어 재료가 노출되면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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