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업계 여성CEO들은 하나같이 “아직 갈길이 멀다” 혹은 “이제 시작”이라고 말한다. 하긴 지금의 위치에 안주하지 않고 늘 도전정신을 발휘했기 때문에 이들이 CEO 자리에 오른 것인지도 모르겠다.
몇달 안에 골프를 시작하는 것에서부터 10∼20년 후의 비전까지 홍보업계 여성CEO들의 포부는 다양하다.
사람을 만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여성CEO들에게 골프를 시작하는 것은 요즘 가장 코앞에 닥친 목표. 대부분의 여성CEO들이 빨리 연습장에 나가야겠다거나 좀 더 시간을 투자해야겠다고 말한다. 밤 늦게까지 술을 마시는 것에서 골프로 모임의 성격이 변화하고 있는 추세에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성CEO들의 관심은 뭐니뭐니해도 경영에 있다. 이들의 공통된 목표는 자신들의 회사를 단순홍보 회사가 아닌 고객사의 마케팅 전반을 지원하는 마케팅 컨설팅 회사로 전환시키는 것. J&A의 정미홍 사장은 “외국의 경우 홍보대행사를 파트너로 인정하고 고객사와의 업무분배 역시 시스템화돼 있지만 국내에서는 홍보대행사를 포장지 개념으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홍보대행사의 업무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을 바꾸고 스스로도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홍보대행사의 업무를 대언론 보도자료 집필 대행, 세미나 준비업무 대행 등 단순 대행업무 정도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인식을 깨고 전반적인 홍보기획이나 전략수립 등 마케팅 컨설팅 차원으로 발전시켜 고객과 대등한 파트너로 서고 싶은 것이 이들의 바람이다. 이들은 특히 “효과적인 홍보와 마케팅을 위해서는 고객사에서 적극적으로 영업실적을 홍보대행사에 공개하고 마케팅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국내업체들의 해외 마케팅 역시 많은 여성CEO들이 관심을 갖는 분야다. 인력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정보기술(IT)업체를 위해 지난해 말부터 인도·러시아 등의 전문 IT인력을 소개해주는 컨설팅-리크루팅 사업을 시작한 델타IMC의 김명희 사장이 대표적인 예. 김명희 사장은 특히 인도·러시아 등의 우수한 IT인력과 국내기업의 기획 및 마케팅 비즈니스 능력을 연계한 글로벌 기업을 만들어내는 것이 꿈이다. 또 해외로 나가려는 벤처기업들을 위한 전문적인 홍보와 글로벌 마케팅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PR는 그 어떤 분야보다 여성의 감각과 세심한 손길을 필요로 하는 분야인 만큼 열심히 하면 성장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하이테크 기업 전문 홍보대행사인 링크인터내셔널을 이끌고 있는 정혜숙 사장의 후배양성 계획은 남달라 보인다. 부침이 심한 홍보업계에서 10년 가까이 링크인터내셔널을 이끌어온 정 사장은 관련 실무교육기관을 설립해 그동안 축적한 노하우와 실무경험을 후배들에게 전해주고 싶어한다. 정 사장은 “국내에서 홍보가 전문분야로 자리잡고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풍부한 인력이 전제돼야 한다”며 “이론에 치우친 대학교육과 차별화할 수 있는 실무교육기관을 설립해 후배양성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김인진기자 ij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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