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테러참사 산업파장 가시화

 미국 테러사태가 조기에 수습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 본사를 두고 국내에 진출해 있는 외국계 다국적기업들의 영업이 위축되는 등 테러사태로 인한 여파가 국내에도 본격적으로 미치고 있다.

 특히 반도체·네트워크·시스템 등 IT분야 일부 다국적기업들은 테러사태 여파로 국내 제품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으며 일부 통신사업자는 이미 계획된 한국내 투자의 축소를 기정사실화하는 등 자살테러의 직접적인 영향이 가시화되고 있다

 이콴트코리아·글로벌크로싱·레벨3 등 글로벌데이터서비스 및 국제회선임대사업자들은 이번 테러사태의 여파로 인해 국내 투자를 축소하거나 당분간 취소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 업체는 그동안 국내 시장의 활성화에 따라 투자규모를 늘리고 서비스사업을 가시화할 방침이었다. 특히 이콴트코리아는 뉴욕 월드트레이드센터 내의 관련시설이 피해를 입은데다 미국내 수요 위축에 대비, 긴축경영에 돌입해 국내 투자를 잠정 보류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오라클·SAP코리아·마이크로소프트 등 소프트웨어(SW) 솔루션 업체들은 제품의 특성상 직접적인 피해상황은 없으나 이로 인한 영업피해 상황조사 및 영향분석에 나서는 한편 ‘i디벨로프2001’ 등 솔루션세미나와 제품설명회를 연기하고 일부는 해외출장을 금지하는 등 구체적인 상황파악 및 사태장기화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시스코시스템즈·어바이어코리아·엔터라시스·한국쓰리콤 등 네트워크업체들도 각종 세미나·고객행사를 취소함은 물론 해외출장을 자제하라는 본사 지시에 따라 모든 이벤트를 연기하거나 취소하는 등 극도로 위축된 분위기에서 본사의 지시사항을 체크하는 한편 세계 경기의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인텔코리아·AMD코리아·TI코리아 등 미국 반도체업체들의 경우는 미국내 항공기 이착륙이 이틀째 금지되면서 제품공급이 되지 않아 영업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다. 이들 한국지사는 현재 국내 고객사와 공급일정을 조정하느라 법석을 떨고 있으며 일부 직원들은 OEM업체와 대리점들의 문의전화를 받느라 제대로 업무를 보지 못하고 있다.

 한국IBM·한국HP·컴팩코리아·한국썬 등 하드웨어(HW) 솔루션 업체들 역시 본사가 직접적인 피해를 입지 않아 안심을 하면서도 항공편 결항으로 인해 제품선적이 지연됨에 따라 국내 영업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재고파악 등을 통한 대책마련에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들 업체는 장기적으로는 첨단기기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여기고는 있지만 단기적으로 제품공급이 늦어지는 등 불가피한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고 보고 이에 대비한 대책회의를 주재하는 등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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