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냐, 현실이냐.’
영화 속에서나 가능한 ‘뉴욕 대참사’가 현실로 드러나면서 세계는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테러’는 그동안 영화의 단골소재.
그러나 이번 사건은 테러영화가 설정한 모든 상황을 압축한 완성판으로 착각케 할 만큼 ‘초대형 참사’로 이어져 지켜보는 이의 충격은 더욱 크다.
테러 집단의 미국 심장부 강타와 “미국은 테러를 결코 용납치 않는다”는 부시 미 대통령의 멘트는 영화 시나리오와 영화 속 해리슨 포드의 대사와 기막히게도 같다.
아무튼 이번 사건을 계기로 테러를 소재로 한 한물간 영화가 비디오대여가에서 큰 눈길을 끌고 있다.
커트 러셀과 스티븐 그리스가 열연한 ‘화이널 디씨전’(96)은 아랍 테러조직이 워싱턴행 민간여객기를 납치해 테러조직 지도자와 맞바꾼다는 설정을 그리고 있다.
니콜 키드먼과 조지 클루니가 출연한 ‘피스메이커’(98)는 보스니아 테러리스트가 뉴욕의 한복판에서 폭탄을 터뜨리려 하고 미 정보당국이 이를 저지한다는 것이 주내용이다.
국제무역센터 빌딩이 무너져내리는 모습은 덴젤 워싱턴 등 쟁쟁한 할리우드 스타들이 투입된 ‘비상계엄’(99)에서 예고된 듯하다. 뉴욕 도로 한복판에서 연방수사국(FBI)과 초대형 극장이 폭탄테러로 순식간에 무너져내리는 스펙터클을 연출한다.
니컬러스 케이지가 열연한 ‘콘에어’(97)는 죄수를 호송하는 비행기가 라스베이거스 도심에 추락하면서 화염에 휩싸인다.
부통령 일행을 납치해 돈을 요구하는 폭탄테러범들의 이야기를 다룬 ‘서든데쓰’(96), 미국 대통령 전용기 안에서 펼쳐지는 액션 ‘에어포스원’(98)도 테러를 주소재로 다룬 영화들이다.
국내 작품 가운데는 87년 북한의 대한항공기 폭탄테러사건을 영화화한 신상옥 감독의 ‘마유미’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비디오가게 창고 밑에서 벗어나 진열장 빛을 보게 됐다.
<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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