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증유의 테러사건으로 야기된 극도의 혼란이 어느 정도 진정되고 있으나 미 정부의 강력한 테러 응징의지가 밝혀지면서 우려됐던 국내 IT업계의 대미 수출 차질이 속속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IT업계와 단체 및 정부는 당분간 대미 수출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미 항로폐쇄와 통관업무 차질 등에 따른 단기대책 수립에 나서는 한편 장기적으로 미국의 무력보복으로 발생할 국제 정세와 경제 불안에 대비한 대책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지난 12일(현지시각)을 기해 공항통제를 연장시키고 미 서부 주요 항구인 뉴저지·뉴욕항의 항만하역작업을 전면 중단시킴에 따라 국내 IT업계는 당장 제품공급과 부품수급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은 수출상담 중단과 무역금융 애로 등 다양한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삼성전자·엠코테크놀러지코리아 등은 공항폐쇄로 반도체·휴대폰·컴퓨터 등 2500만달러 어치 제품이 인천과 캐나다공항에 이틀째 묶여있으며 신규물량은 창고에서 출하도 못하고 있다. 삼보컴퓨터는 10월에만 30만대의 PC를 미국으로 선적할 예정이나 아직 공장에 쌓여 있다. LG전자는 북미시장에 CDMA단말기 400만대를 북미지역에 수출할 예정이나 공급차질로 목표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역시 CDMA단말기 수출계약을 협의중인 와이드텔레콤은 통관불능 사태로 협상을 더이상 진행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내년부터 모토로라에 9000억원 규모의 단말기를 공급할 팬택은 미국의 통관금지조치가 장기화되거나 사태가 더욱 악화될 경우 수출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SI업계는 23일로 예정된 칠레·브라질 등 중남미지역 시장개척단 파견이 예정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 노심초사하는 한편 상황이 악화될 경우 이 지역의 대형 정보화 프로젝트가 무기한 연기될 것으로 우려하며 사태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수출비상대책본부에 따르면 화물인도 불능, 수출환어음 매입 불능 등의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현재 53개 업체로부터 271건, 금액으로 2600만달러에 달하는 대미 수출피해 사례가 접수됐다. 피해종류는 △수출상담 중단 △수출대금회수 지연 △선적서류 송달 차질 △선·기적 중단 △현지법인의 공급자 신용 차질 등 다양하며 이 중에서 현지금융 조달 차질이 105건으로 최다를 기록, 수출타격이 자금경색으로 이어질 우려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무협은 수출업체를 대상으로 연체이자 경감, 환가료 인하 등 장기화 국면에 대비한 수출기업경영안정자금 등의 지원책을 정부와 금융계에 건의하기로 했다.
산업자원부는 미국의 통관지연이 짧으면 일주일, 길어도 한달 이내에 해결돼 정상을 되찾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미국측 태도로 보아 피의 보복이 이루어지고 미국 경제 회복 지연과 세계 경제 불황으로 이루질 우려가 높을 것으로 분석하고 대책마련에 나섰다.
금융불안에 따른 자금경색이 가장 큰 어려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대미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경영안정자금 지원, 수출금융 확대, 정보화사업 강화와 디지털방송 실시 등 내수진작에도 나설 방침이다.
또한 외환변동, 유가급등 등 변화될 세계 금융시장상황에 대응해 업계와 공동으로 적절한 수출다변화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다.
업계도 대미 수출의 장기부진에 대응, 한류열풍과 같은 각국별 현지실정을 활용한 마케팅을 통한 신시장 개척해 내수진작을 위한 방안모색에 골몰하고 있다.
<유성호기자 shyu@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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