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변기기 업체들 윈도XP 인증 `불구경`

 윈도XP PC 출시가 보름앞으로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아직 많은 국내 주변기기 업체들이 윈도XP인증을 획득하지 않거나 심지어 윈도XP인증을 획득해야 하는지조차 모르고 있어 국내 주변기기 업체들의 제품판매에 적지 않은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주변기기 업체들이 윈도XP인증을 받지 않을 경우 PC업체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제품을 공급할 수 없고 수출에도 제한이 많아 국내 주변기기 업체들의 윈도XP인증 획득이 시급하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는 비교적 PC업체에 재량권을 줬던 윈도Me, 윈도98과는 달리 윈도XP부터는 PC에 장착되는 모든 PC부품 및 주변기기에도 윈도XP인증을 획득한 제품만 채용하도록 PC업체에 요구하고 있다.

 PC업체가 윈도XP인증을 획득하지 않은 주변기기를 사용할 경우 자사 PC에 ‘윈도XP’ 로고를 부착할 수 없도록 했으며 윈도XP 로고 부착여부에 따라 윈도XP 라이선스 비용의 할인율을 차등으로 적용할 방침이다.

 이로써 PC업체는 윈도XP 채용 PC를 판매하기 위해 윈도XP인증을 획득한 부품이나 주변기기를 사용할 수밖에 없게 됐다.

 이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주변기기 업체들의 준비상황은 미비하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기업과 시그마컴, 인사이드텔넷컴 등 일부 그래픽카드 업체들이 PC주변기기에 대한 윈도XP인증을 획득했을 뿐 대부분의 기업들은 이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백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대다수 LCD모니터 전문업체들은 아직까지 윈도XP인증이 필수조건인지 여부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으며 주기판, PC카메라 업체, 그래픽카드 업체의 사정도 이와 별로 다르지 않다.

 윈도XP 로고 인증을 추진중인 국내 PC업체 한 관계자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정책에 따라 사실상 윈도XP인증을 획득하지 못한 주변기기를 사용할 수 없는데도 국내 주변기기 업체들이 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며 “이로써 그동안 구매해 온 국내 중소업체 제품을 대만산이나 대기업 제품으로 교체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국내 주변기기 업체들이 이처럼 윈도XP인증의 중요성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한 것은 마이크로소프트측이 윈도XP 인증정책이 강화됐음에도 국내업체들에 제대로 알려주지 않은 데다가 인증기관이 해외에 있어 절차가 까다롭고 비용측면에서 부담이 되고 있기 때문으로 지적된다. 실제로 최근 TV수신카드의 XP인증을 받은 S사는 두달 동안 3명의 직원을 투입해야 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테스트 항목이 150∼200개 가까이 되고 테스트와 수정을 반복하는 까다로운 작업이라 시간도 오래 걸린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마이크로소프트측은 “윈도XP부터는 인증기관은 아니지만 인증을 도와주는 호환성 테스트센터를 국내 4곳에 설립, 운영중이며 업체들에도 사전에 정보를 제공했다”며 “인증센터의 경우 예전에 설립했지만 국내 고객의 외면으로 다시 설립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김인진기자 ij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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