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글로벌 유통 e마켓에 손길을 뻗은 까닭은.’
롯데쇼핑(대표 이인원)이 지난 6일 세계 최대 유통 e마켓인 WWRE(http://www.wwre.org)에 창립주주로 참여했다고 공식 발표함으로써, 주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동안 주요 그룹사 가운데 가장 보수적인 성향으로 알려진데다 참여방식도 기존 17개 주주사들과 동일한 수준의 지분투자여서 업계에서는 롯데그룹의 ‘이례적’인 행보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다. 공식적으로 밝히고 있진 않지만 초기 참여자본금만도 1000만달러 안팎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말 기준 3억달러의 자본금 가운데 60%를 롯데를 포함한 18개 창립주주사들이 균등 출자하고 있다는 점을 추산해서다.
롯데는 올 들어 WWRE 외에도 GNX 등 타 유통 e마켓과도 꾸준히 접촉해왔으며, WWRE 참여결정은 이미 지난 6월 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승인됐다. 롯데는 WWRE의 창립주주인 K마트·앨버트슨·타깃 등 유수의 유통업체들과 동등한 자격으로 거래는 물론 경영에도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롯데는 무엇보다 세계적인 e비즈니스 확산추세에 맞춰 주력인 유통사업의 국제경쟁력을 향상시키고 기존 납품 제조업체들과 세계시장 진출의 공동보조를 취하기 위함이라고 참여취지를 설명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앞으로 유통시장의 경쟁력은 얼마나 좋은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신속하게 조달하느냐에 달려있다”면서 “국내 유통업체로는 처음으로 소위 글로벌 머천다이징을 염두에 둔 전략”이라고 말했다. 한마디로 장기비전을 위한 그룹차원의 결단이라는 말이다.
실제로 막대한 투자가 단행된 이번 롯데의 WWRE 참여는 신동빈 부회장의 의지가 결정적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본사 이사회에 파견할 이사도 그룹의 싱크탱크인 국제부에서 직접 챙길 계획이다. 특히 대다수 퍼블릭 e마켓과 달리 WWRE는 기업공개(IPO)를 목적으로 하고 있지 않고, 독립성이 강하다는 점이 롯데의 구미를 당기게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주변에서는 롯데의 공격적인 행보가 타 경쟁사들을 자극해 유통업 전반에 e비즈니스의 필요성을 다시금 환기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감을 갖는 동시에, 업계의 분열을 부채질할 수 있다며 다소 우려섞인 시각도 제출하고 있다. 최근 신세계의 정보기술(IT) 서비스 독자노선과 맞물려 전자문서(EDI) 표준화나 공동 e마켓 구축 등 업계 협업환경 조성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신세계·현대백화점·LG유통 등 경쟁사에 비해 롯데는 그동안 IT 지원역량이 취약하다는 게 약점으로 지목돼 왔다. 그러나 롯데 관계자는 “그룹내 기업소모성자재(MRO) 및 식품 e마켓은 물론, 업계 공동으로 추진중인 e마켓과도 적극 연계할 생각”이라며 “국내시장과 해외시장을 잇는 B2B 전략”이라고 말했다.
당장 다음달부터 경매서비스를 시작으로 롯데쇼핑·세븐일레븐·레몬(슈퍼마켓)·롯데닷컴 등 주요 계열사들이 WWRE의 상용서비스를 도입키로 한 가운데, 롯데의 글로벌 e마켓 참여가 ‘e롯데’ 재탄생의 승부수가 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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