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IT시대를 향해 뛴다>BT·NT가 세상 판도를 바꾼다

 세계 과학기술의 흐름은 향후 정보기술(IT)에 기반을 둔 생명공학(BT)과 나노공학(NT)의 응용기술로 나아갈 것으로 선진과학자들은 예측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와 관련한 투자가 봇물을 이루고 있으며 차세대 정보통신 분야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한 집중적인 기술개발 노력이 정부 및 국내업체를 중심으로 한창이다.

 대표적인 분야는 광인터넷과 무선통신, BT 및 NT를 포함하는 원천기술 등으로 10년 뒤 과학기술계는 세상을 가히 혁명적으로 바꿔놓을 전망이다.

 ◇광인터넷 분야=현재의 인터넷으로는 21세기 정보사회에서 요구되는 새로운 서비스 욕구의 대응에 한계가 있으며 매년 2∼5배에 달하는 트래픽 증가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현재보다 인터넷 속도가 수십, 수백배 빠른 광인터넷 인프라와 응용서비스 개발이 절실한 상황이다.

 미국이나 북미에서는 광인터넷 구축을 위해 레인보Ⅱ·MONET·NGI·ANARIE·CA*net2·CA*net3 등의 프로젝트를 통해 시험망을 구축하고 광인터넷 기반 기술들을 시험, 운용하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90년대 중반부터 ACTS프로그램을 중심으로 광인터넷 관련 연구를 착실하게 진행해 왔으며 현재는 EC(European Community)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IST(Information Society Technologies)에서 광 기반 네트워크장치 개발 및 네트워크 서비스 연동, 시험기술 개발 등의 프로젝트를 수행중이다.

 국내에서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정보통신대학원대학교(ICU) 등을 중심으로 올해부터 테라급 라우터를 비롯해 백본 라우터 기술, OXC·광 패킷 라우팅 등의 광 교환 기술, WDM 광 전송 기술 및 광 액세스 기술 등을 포함하는 광인터넷 기술 개발을 추진중이며 고속의 광인터넷 인프라 위에서 서비스 고도화를 위한 멀티서비스 통합기술, 유무선 통합기술, 홈네트워크 기술 등을 병행 연구하고 있다.특히 ETRI에서는 유무선 통합 환경하에서의 고품질 복합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스케일러블 테라 액세스 시스템’ 개발을 추진중이다.

 ◇무선통신 분야=정보통신산업 중에서도 가장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분야로 핵심 IPR의 확보 및 이에 따른 표준과 시장 선점 그리고 이동통신 인프라 기술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체계적이고 전략적인 초기 연구개발이 필요하다.

 세계 이동통신 가입자수는 지난해 7억명에서 오는 2005년께는 17억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선진국에 제3세대(IMT2000)까지 뒤처졌던 핵심원천기술 IPR 및 국제표준 선점의 미진함을 극복하기 위해 향후 10년을 위한 체계적·전략적 연구개발계획 수립의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ETRI가 제4세대 이동통신기술 개발을 계획중에 있다.

 ITU-R는 지난해 3월 WP(Working Party) 8F를 구성해 ‘IMT2000 enhancement’와 ‘제4세대 이동통신 시스템(Systems beyond IMT2000)’의 두가지 동시적 경로로서의 비전 및 개변정립에 착수했다. 또 ITU-T는 지난해 12월 SG(Study Group)11과 WP3/11를 구성하고 IMT2000의 진화 및 4세대 이동통신망과의 연동기능 등에 대한 논의에 착수한 상태다.

 미국에서는 NSF가 대학 중심의 기초연구를 지원하고 있으며 AT&T랩리서치·루슨트·텔코디아 등이 기초연구를 추진중이고 유럽은 영국정부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산업체를 지원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에릭슨·지멘스·알카텔·노키아 등 다국적 이동통신업체를 중심으로 구성된 WSI 및 WWRF를 통해 4세대 이동통신 비전 정립 및 핵심기술 연구가 추진되고 있다.

 ETRI의 경우는 97∼99년에 IMT2000 기반기술연구를 수행한 바 있으며 지난해 7월부터 차세대 핵심기술 선행연구를 수행해오고 있다. 또 올해말까지 삼성전자·현대전자 등과 공동으로 WCDMA 실용모델 및 핵심기술 개발을 완료할 예정이다.

 국내 제조업체의 경우는 동기식 cdma2000 기술개발에 주력, 이미 세계 수준의 기술을 확보하고 비동기식 WCDMA 기술개발도 병행해 추진하고 있다.

 ◇디지털방송 분야=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디지털방송에 들어감에 따라 방송 패러다임이 변화해 TV중심의 방송 수신기는 독립된 가전제품에서 정보·통신·콘텐츠 통합 매체로 발전할 전망이다.

 방송기술은 디지털기술의 발전에 따른 방송콘텐츠의 고품질화, 멀티미디어화, 통신망과의 융합화 및 단말 기능·성능 발전에 따른 서비스 요구의 대화형, 지능형으로의 변화가 예상된다.

 국내의 경우 이 분야에서 세계 최초로 디지털 방송 수신기를 개발, MPEG 등 국제 표준에서 국내 원천 기술을 확보하고 있으며 이동통신 기술과의 접목에 의한 지속적이고 종합적 기술개발을 통해 국제 경쟁력 확보 및 세계시장 선점이 가능한 분야로 꼽힌다.

 국내를 포함해 세계적으로 모든 방송 매체의 디지털화 기반기술이 개발완료 단계에 있으며 데이터방송 및 멀티미디어 이동방송 등 부가서비스 기술개발이 한창이다.

 특히 방송망 및 통신망의 디지털화에 따라 방송망간 연동 서비스, 리턴 채널을 이용한 양방향 방송서비스 및 TV 전자상거래, 인터넷방송과의 연동 서비스 등 방송·통신 융합서비스를 위한 기술개발이 진행중이다.

 올해 이후 디지털방송 및 대화형 방송 수신 가구수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며 오는 2005년께는 전세계 2억가구 이상이 디지털방송을 시청할 것으로 전망된다.

 ◇SW· 콘텐츠 분야=소프트웨어·콘텐츠 분야는 인터넷 기반의 초고속 정보통신 환경하에서 전분야에 응용되는 공통 핵심기술로 세계 경제의 디지털화, 글로벌화 추세에 대응할 수 있는 전략기술이다.

 미국·일본 등 정보선진국들은 소프트웨어·콘텐츠 분야가 지식정보사회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판단에 따라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IMT2000, 위성방송 등 새로운 디지털 매체가 등장하고 방송·신문·음반 등 기존의 모든 매체가 인터넷으로 융합됨에 따라 소프트웨어·콘텐츠 분야의 경쟁력이 국가발전을 좌우하는 핵심요소로 등장할 전망이다.

 국내에서는 소규모의 일부 핵심 소프트웨어를 정부 주도로 개발중이나 선진국처럼 과제를 대형화해 추진중인 곳은 아직 없다. 특히 차세대 인터넷 인프라 구축과 관련한 소프트웨어 기술개발 계획도 아직 없는 실정이다.

 반면 미국·일본·캐나다 등 인터넷 기술을 선도하고 있는 선진국은 기존 인터넷 기술로는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 콘텐츠를 사용하는 차세대 인터넷 서비스를 지원할 수 없으며 21세기에는 차세대 인터넷 기술이 국가 경쟁력의 핵심임을 인식해 고품질, 실시간, 광대역성, 멀티미디어 정보, 디지털콘텐츠 등을 지원하는 차세대 콘텐츠 기술 개발에 국가 핵심 연구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유럽의 경우 이 분야에 36억유로를 투자키로 했으며 일본도 ‘드림 네트워크 프로젝트’를 통해 중점분야 설정형 기반기술 개발, 벤처 발굴형 기술개발 및 ITS 기술 연구개발, SW·콘텐츠 개발 전문가 양성에 9900억엔을 투자할 계획이다.

 시장규모는 오는 2004년께 1조290억달러로 예상된다.

 ◇컴퓨터 분야=최근들어 초고속 네트워크에 1조개 이상의 장치가 연결되고 이들 장치간 서로 연동처리하는 거대한 슈퍼 컴퓨팅 개념이 대두되고 있다.

 슈퍼컴퓨터는 과학계산용뿐 아니라 바이오인포메틱스, 영상산업 등의 신산업 분야와 자동차·우주항공·조선 등과 같은 제조업 분야에 걸쳐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까지는 슈퍼컴퓨터의 보유대수가 국가 경쟁력과 직결돼 왔으나 앞으로는 네트워크 슈퍼컴퓨팅 기술을 확보하는 국가가 새로운 정보대국이 될 전망이다.

 국내에는 현재 클러스터형 컴퓨팅 서버의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세계적인 기술 경쟁력을 갖는 슈퍼컴퓨터의 개발이 가능하며 국가전략과제로서 표준형 네트워크 슈퍼컴퓨터 개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에너지성은 오는 2004년까지 1만개 정도의 알파CPU를 연결한 100테라플롭스의 클러스터 슈퍼컴퓨터(ASCI-Q)를 만들 계획이며 2010년에는 페타플롭스급의 슈퍼컴퓨터 개발계획을 추진중이다.

 슈퍼컴퓨터 기술은 세계적으로 클러스터링 슈퍼컴퓨팅, 메타컴퓨팅, 벡터컴퓨팅의 세가지 방법이 있으며 최근들어 벡터형 방식의 거대한 고가 시스템에서 상대적으로 값이 저렴한 클러스터링 방식의 슈퍼컴퓨터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외국에서는 슈퍼컴퓨터에 대한 활용이 보편화돼 있으며 주로 미국과 일본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반면 국내 슈퍼컴퓨터 산업은 IBM·후지쯔·NEC 등 미국이나 일본 슈퍼컴퓨터 회사 제품의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형편이며 현재 중대형 컴퓨터 개발은 추진하고 있으나 슈퍼컴퓨터에 대한 투자는 전무한 상태다.

 ◇원천기술 분야=현재의 기술적 한계를 넘어 테라급 이상 수준으로 나타낼 수 있도록 기능별로 새로운 핵심기술 확보가 중요한 시점이다. 신기술인 NT에 기반을 둔 신기능·신구조 핵심 소재·소자 기술과 우리나라가 강점을 보이는 IT와의 접목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테라비트 광통신 및 무선 이동 멀티미디어분야와 관련된 핵심 원천기술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앞으로 기술발전 추세의 급속한 변화에 따라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의 위험성도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연구개발 단계에서의 전략적 제휴 증가와 연구개발 성과에 대한 강력한 특허권의 발휘, 가치평가에 따른 기술료 징수 등이 보편적 추세다.

 NT 기술은 국내외적으로 현재 기초 연구단계며 미국·일본 및 유럽의 선진국에서는 90년대에 관련 분야의 국가적인 나노소자 사업 및 IT와의 접목을 통해 상당한 기술축적을 이루고 있다.

 단일 광통신 소자 기술에서 점차 광자집적회로 기술개발로 전환하는 추세며 광전송 시스템에서는 WDM 방식의 고집적화된 다기능 광원과 대용량 광라우터 및 패킷 교환기용 고집적 광자집적회로의 개발이 일본 NTT와 미국 루슨트, 유럽 알카텔을 위주로 진행되고 있다.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에서는 SDR 기술이 핵심이며 우리나라는 개발단계에 있다. 하니웰·휴즈 등에서 10∼70㎓ 밀리미터파 집적소자를 시험 생산중이며 로크웰·HRL랩스·NEC 등에서 RF MEMS 스위치, 튜너블 커패시터, 인덕터를 개발중이다.

 인간 유전자 지도의 완성으로 선진국에서는 포스트 게놈, 바이오 칩, 바이오 생체 의료공학, 생체 정보통신 등의 IT-BT 접목기술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IT기술이 접목된 바이오 분야의 연구는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고 있다. 다만 생명연과 ETRI가 바이오인포매틱스 정보처리시스템 기술개발을 기획중인 상황이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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