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혁명이 기업을 변화시키고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 생각할 수 없었던 일들이 디지털 경제에서 벌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전자상거래에 이어 전자생활이라는 새로운 용어가 탄생했다.
인터넷, 전자상거래 등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에 기초하고 있는 디지털경제는 소비자, 기업, 국가경제에 많은 혜택을 주고 있으며 비록 그 규모는 아직 작으나 예상을 훨씬 초월하는 고성장을 지속하면서 21세기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디지털경제에서의 경제법칙은 기존의 경제법칙과 여러가지 면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고 디지털경제에서의 경쟁력은 산업사회와는 다른 새로운 기업전략과 산업정책에 기초하고 있어 이에 대한 연구 또한 절실해지고 있다. 정보기술(IT) 혁명에서 시작된 디지털경제는 향후 IT기술이 더욱 심화·확산되면서 발전할 것이라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견해다.
우리 앞에 다가오는 포스트 IT시대란 e비즈니스 확산과 IT와 연계된 첨단산업시대를 의미한다. e비즈니스는 기업의 선택이 아니라 필수로 자리잡으며 그 기능이 더욱 다양화될 것이다. 또 생명기술(BT), 나노기술(NT), 환경기술(ET), 문화기술(CT) 등이 태동기에서 벗어나며 디지털경제를 떠받치는 핵심산업으로 부상할 것이다.
◇디지털경제의 개념=인터넷 등 디지털기술의 확산은 기업과 기업, 기업과 소비자간의 새로운 경제활동을 가능하게 해 생산·소비는 물론 고용·문화생활에까지 변화를 주고 있다. 디지털경제는 그 규모가 아직은 작으나 예상을 초월하는 성장을 지속하고 있어 21세기 경제성장의 주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90년대들어 지식기반경제, 신경제, 인터넷경제, 이코노미 등 디지털경제와 유사한 뜻을 갖는 다양한 용어와 해석이 있지만 공통적인 것은 인터넷이나 전자상거래 등 디지털기술의 발전과 빠른 보급은 이전과 다른 모습의 경제가 출현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면서 변화하는 모습을 설명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디지털경제의 원동력=디지털기술의 발전은 정보를 디지털화해 저장·처리·교환할 수 있도록 했다. 하드웨어·소프트웨어·네트워크 부문에서 기술발전은 기존의 경제에서 현찰·수표·영수증·우편·보고서·대면회의 등 피지컬 형태로 교환돼 제한적이었던 정보의 교환을 디지털 경제에서는 저렴한 비용으로 빠른 속도에 교환 가능하게 됐다.
인터넷 확산은 경제주체간의 연결(전자상거래)을 폭발적으로 증가시키고 있다. 통신 네트워크의 용량, 속도의 발전, 그에 비례하는 비용의 절감은 더욱 많은 인터넷 단말기의 개발을 가져오고 보다 많은 경제주체들의 온라인화를 촉진시켰다. 최근 세계 모든 지역에서 인터넷 이용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전세계 인터넷 이용자수가 90년 185만명에서 2000년 3억2707만명으로 증가했다.
90년 중반까지 거의 존재하지도 않았던 전자상거래는 매 12개월 또는 18개월마다 100%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전자상거래는 전세계 시장규모 약 5억달러에 불과하다. 그러나 향후 3년 동안 획기적으로 성장, 최초 10배 이상의 성장을 거듭할 것이다. 포레스터리서치는 오는 2004년 세계 B2C시장 규모가 454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B2B시장의 경우 지난해 6035억달러에서 오는 2004년에는 6조3354억달러로 큰 성장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쥬피터커뮤니케이션스는 미국의 B2B시장이 전체 기업간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00년 3%에서 2005년 42%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포스트 IT, 기업들의 변화=‘테크노 퓨처’
다가오는 기업환경은 적자생존(survival of the fittest)의 시대는 없다. 현자생존(survival of the smartest)의 시대인 ‘테크노퓨처’만이 기다릴 뿐이다.
지금까지는 변화에 적응해 살아남는 적자생존의 시대가 오랫동안 지속돼왔다. 그러나 이제 적응만으로는 부족하다. 변화를 미리 감지하고 예측하는 기업만이 살아남는 현자생존의 시대가 오고 있다. 세상의 변화속도를 보면 적응기는 이미 지났다.
단적으로 비유하면 장기복제가 아무렇지도 않게 이뤄지는 세상이 온다. 또 DNA를 상품권처럼 팔고 사는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 인간이 사이보그와 사랑을 꿈꾸는 시대가 도래한다.
미래 e비즈니스 혁명의 핵심코드는 IT·BT·NT·ET·CT 등 다섯 가지다.
PC제조업체들은 흥미롭고 편리한 도구에 불과한 PC대신 직관을 가진 컴퓨터를 만들어낸다. PC가 인간이 무엇을 원하는지 인지하는 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다.
어쩌면 2007년쯤 이런 광고가 등장할지도 모른다. “10분 만에 중국어를 능통하고 싶으세요. 문제없습니다. ××사가 메모리세트를 준비했습니다. 무선으로 다운로드할 수도 있고 신경장치를 이식할 수도 있습니다. ××사에 전화하세요.”
BT는 기업에 새로운 일꾼을 만들어줄 것이다. 임금도 필요없고 파업도 하지 않고 출산휴가도 가지 않는 충직한 직원이 생기는 셈이다. 생명공학을 통해 만들어진 일꾼은 주인의 성격과 인격에 맞춰 제작된다. 특히 인공 일꾼은 재무·영업·의료 등 산업분야에 막대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이 가상비서의 집은 인터넷이다. 가상비서는 인터넷을 돌아다니며 주인의 시스템과 네트워크를 점검하고 임무를 수행한다. 컴퓨터 바이러스 같은 건 발 붙이기 힘들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세계에서 벌어지는 NT는 모든 산업분야에서 ‘불가능한 영역’이라고 판정받은 부문을 다시 가능한 영역으로 편입시킬 것이다. 보이지 않는 원자들을 재조합해 뛰어난 제품을 얼마든지 만들어내며 바늘보다 작은 나노로봇이 인체에 들어가 수술을 할 것이다. 나노로봇으로 구성된 공장은 유지 및 관리에 있어 기존의 공장보다 수천배에 달하는 경쟁력을 가지게 될 것이다.
NT의 응용가능 영역은 전산업에 걸쳐 있다. 재료분야는 물론이고 전자·컴퓨터·화학·의약·우주·항공·에너지·바이오·농업·국방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업들의 연구개발이 한창인데 일부 기술은 향후 5년 이내에 현실화된다.
NT 최대 선진국인 일본의 오는 2005년 시장규모는 2조4000억엔 수준에서 2010년 27조엔 규모로 급속히 확대될 것으로 히타치종합연구소는 내다봤다. 이때가 되면 기업들은 IT·전자에 대한 응용이 활발해져 14조엔의 시장형성이 가능하고 이어 소재·계측·가공 분야가 그 뒤를 이을 것이다. 2010년까지 처리속도가 100배 이상 향상된 반면 소비전력을 50분의 1로 줄인 차세대 반도체, 기억용량이 50배 이상 향상된 테라비트급 스토리지기술이 실용화된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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